時事論壇/時流談論

[김대중 칼럼] ‘노킹(No Kings)’에서 배울 것들

바람아님 2025. 6. 17. 00:57

조선일보  2025. 6. 16. 23:59

민주주의 최대의 적은
51대49가 아닌 ‘압도적 승리’
독재는 결국 여기서 탄생한다
압도적 승리 트럼프를 보라
6개월 만에 ‘노킹’의 대상
이제 안보·질서·절제의 시간이다

요즘 광화문 거리는 평온하다. 6·3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까지 6개월간 서울의 중심 거리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선거 구호, 규탄과 저주의 욕설 등에 귀가 멍할 지경이었고 거리는 시민이나 외국 관광객보다 경찰의 숫자가 더 많았다. 대선이 끝난 직후 이런 모든 정치적인 것은 사라졌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 건(件)에 유죄 취지의 파기자판을 해서 그의 대통령행(行)이 좌절됐어도 광화문은 이렇게 평온했을까? 나아가 대통령 선거 결과가 뒤집혔어도 거리는 이처럼 한가로울까? 단언컨대 광화문은 물론, 서울의 거리, 전국 대도시의 광장마다 저주의 함성과 원한에 찬 절규들로 지금 몸살을 앓고 있을 것이다. 대선에서 졌으면 국회 의석의 절대다수를 가진 민주당은 아마도 지금쯤 사법부나 사직 당국의 기능을 마비시킬 정도의 법안들을 쏟아내고 행정부는 융단폭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우리가 보기에 민주당의 의도는 좌파의 장기 집권을 향한 모든 조치의 시동(始動)이다.

정치에서 정답은 없다고 한다. 정치란 생물(生物) 중에서도 아주 고약한 생물이어서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또 장담할 수도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세계 현인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정치는 그 대립 또는 대결 구도가 51대(對)49일 때 그나마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최대 적은 ‘압도적 다수(landslide)’다....그래서 이겨도 51%로 이기고 져도 49%로 지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합리적인 승패의 함수다.

이재명 정권은 그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리가 이겼으니까, 우리가 절대다수니까, 우리를 더 이상 건드리는 일을 못 하도록 장치를 해야 하고 이 기회에 하고 싶었던 구조도 만들고 우리를 방해한 것들을 정리하고 싶을 것이다.....때마침 미국에서는 ‘노킹(No Kings)’ 데모가 전국에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결코 왕이 아니고 왕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미국 시민들의 자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50주 전체에서 다수를 득표해 적어도 미국 기준으로는 ‘압도적 승리’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6개월 만에 독재자, 전체주의자로 불리며 미국 전력에서 ‘노킹’ 데모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변화무쌍한 정치 지형(地形)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고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승리감에 도취한 이 대통령은 머지않아 안보와 질서와 절제가 절실한 현실과 마주할 것이다. 


https://v.daum.net/v/20250616235918772
[김대중 칼럼] ‘노킹(No Kings)’에서 배울 것들

 

[김대중 칼럼] ‘노킹(No Kings)’에서 배울 것들

요즘 광화문 거리는 평온하다. 6·3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까지 6개월간 서울의 중심 거리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선거 구호, 규탄과 저주의 욕설 등에 귀가 멍할 지경이었고 거리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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