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0.20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절필 풍진 세상 잘못 나와 신통한 단약 만들었어도 동해 바다 삼신산에서 표연히 여기를 떠나 | 絶筆 誤出風塵百不遭(오출풍진백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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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문신 최성대(崔成大·1691 ~1762)의
절필시이다.
한 시대의 빼어난 시인답게 좌절과 불운의 한평생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하고 떠났다.
이 세상에 온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고,
돛단배로 큰 바다 풍랑을 헤쳐가듯이
늘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정성껏 빚어놓은 능력을 써볼 데도 없이
사장시킨 인생이었다.
내 고향은 선계(仙界)로,
선인(仙人)들이 왜 그렇게 사느냐며 어서 오라 손짓한다.
이제 떠나고 나면 세상과는 영영 인연을 잇고 싶지 않다.
누군들 되돌아보면 회한이 남지 않는 인생이겠는가마는
그래도 너무 처연하다.
*청평검: 명검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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