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4.12.06 정경원 KAIST 교수·산업디자인)
기차 여행을 하다 보면 화물차량이나 담장 등에 그려진 그라피티(graffiti)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흔히 '길거리 벽화'라 불리는 그라피티는 익명의 작가들이 벽면이나 담장 등에 스프레이를 뿌려 만든 문자나 도형이다.
개중에는 탁월한 솜씨로 잘 그려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환경을 훼손하는 낙서로 치부되기 십상인 것도 있다.
요즘은 도시디자인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시설물이나 낙후된 지역의 미관 개선에 활용되기도 한다.
- 캐나다 밴쿠버 오션콘크리트사의 거인들(Giants). 디자이너 오즈게메오스
- (2014년), 높이 23m, 면적 7200㎡(약 2178평).
지난 9월 6일, 캐나다의 서쪽 관문인 밴쿠버의 그렌빌 섬에서는 여섯 개 거대한 인물상(人物像)들이 선보였다.
오션 콘크리트 사(Ocean Concrete)에서 제조한 시멘트를 보관하는 원형 저장고들이 공공조형물로 변신한 것이다.
기묘한 표정의 얼굴에 제각기 다른 색깔과 무늬의 옷을 입은 거인상들이 가로로 줄지어 서서 앞뒤를 바라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칙칙한 회색 사일로가 노랑, 파랑, 초록 등 브라질 특유의 정취가 깃든
이국적인 조형물로 바뀌니 주변의 경관도 한결 산뜻하게 달라졌다.
밴쿠버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설치된 이 조형물은 쌍둥이 형제인 구스타보와 오타비어 판돌포
(Gustavo and Ot�vio Pandolfo)가 재능 기부한 작품이다.
1974년 브라질에서 태어난 형제는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으나, '일란성 쌍둥이'라는 의미의 포르투갈어인
오즈게메오스 (OSGEMEOS)라는 예명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2014 FIFA 브라질월드컵을 기념하는 보잉 737기 외관을 그라피티 스타일로 디자인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조형물을 제작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12만6000달러(약 1억3800만원)에 달하는데,
주최 측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을 통해 5·10·15달러 단위의 소액 기부금을 받아 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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