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트 스포트레즌씨는 지난달 27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식당에서 남성 손님에게 팁 2000달러(약 220만원)를 받았습니다. 손님은 두 번에 나눠 계산하며 1000달러씩 줬습니다. 놀라운 것은 손님의 행동이었습니다. 먹은 것에 5배를 더해 카드로 결제하고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일행과 어울렸다고 합니다. 스포트레즌씨는 "다른 손님이 있어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느라 혼났다"고 말했습니다. 동료와 팁을 나눠가진 그는 고장 난 차를 수리하는 데 썼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에서 지난 2일 나온 고액 팁 영수증. 붉은 원 안에 팁 2000달러가 적혀있다. 그 옆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팁을 준다는 문구와 새해 인사가 쓰여 있다. 팁스 포 지저스 SNS
지난 2일에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식당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점원은 50불어치 음식을 먹은 손님으로부터 팁 2000달러 받았습니다.
고액 팁을 준 손님은 하나같이 영수증에 '팁스 포 지저스'(Tips for Jesus)라는 문구를 남겼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팁을 주겠다는 뜻입니다. 이들은 결제 사인 위에 문구를 쓰거나 도장을 찍었습니다.
'팁스 포 지저스' SNS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팁스 포 지저스'에는 고액 팁을 증명하는 영수증이 2013년 9월부터 꾸준히 올라왔습니다. 1월에는 2건이, 지난달에는 8건이 공개됐습니다.
네티즌 85만명은 '팁스 포 지저스' SNS와 친구를 맺었습니다. 이들은 "적은 보수에 열심히 일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를 위한 마음 씀씀이가 아름답다"고 감동했습니다. 미국 언론도 최근 연달아 등장한 2000달러 팁 선행을 보도하며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이 고액 팁을 받는 경우가 많아 더 의미가 깊습니다. 2013년 말에는 로스쿨 지원을 앞둔 20대 여성과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이 7000달러, 5000달러를 받았습니다. 손님과 얘기를 나누다 자연스럽게 어려운 처지를 털어놨고, 손님이 도와준 겁니다.
이쯤 되니 '팁스 포 지저스'의 배후가 매우 궁금해집니다. 몇몇 언론은 6일 잭 셀비 전 페이팔 부사장이 주도했다고 지목했습니다. 그를 닮은 사람에게 고액 팁을 받았다는 점원이 나왔기 때문이죠. 그러나 셀비 전 부사장은 가타부타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온 국민을 분노에 빠트린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이 있기 전, 온라인에서 '갑'이란 단어는 가장 최고라는 뜻으로 많이 쓰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갑'은 부정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을'에게 가장 큰 사랑을 전하는 갑, 갑의 의미가 되돌려지길 기대해봅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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