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북한 주민 85%는 외국, 특히 한국에서 입수한 영상물을 접한 적이 있다.”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사진)가 지난 21일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킹 특사의 당시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킹 특사는 “북한에선 주파수가 맞는 라디오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지만 탈북자·난민 등 북한에서 빠져 나온 사람들의 35%는 외국 라디오 청취 경험이 있었다”면서 “또 북한 주민의 85%는 외국, 특히 한국에서 입수한 DVD 등 영상물을 접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 대중가요(K-pop)에 점점 친숙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타이타닉’ ‘슈팅 라이크 베컴’ 등 외국 영화를 봤다는 이들도 있다.
킹 특사는 북한 정부가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북한 안팎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현재 북한에는 200만대가 넘는 휴대전화가 있지만 국제전화가 되지 않는 국내용이며 이조차 밀착 감시되고 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들도 엘리트 계층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제는 북한 당국의 엄격한 정보 통제에도 슬슬 균열(cracks)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보의 거대한 물결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킹 특사는 “국제사회는 결코 북한 사정에 눈을 감지 않을 것이며 감아서도 안 된다”며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서 인권탄압에 이르기까지 모든 움직임에 주목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