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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비행대, 자폭정신으로 무장”

바람아님 2015. 2. 3. 12:13

[중앙일보] 입력 2015.02.03

북, 협상카드 틀어지자 무력시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올해 첫 비행훈련으로 표창 휴가를 갔던 전투비행사들을 만나 격려 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남한의 전투기 조종사 ‘빨간 마후라(머플러)’에 대항하는 ‘붉은 비행대’ 정신을 부각하고 나섰다. 북한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붉은 비행대’를 만났다는 소식을 사진과 함께 1, 2면에 걸쳐 실었다. 김 제1위원장은 새해 첫 비행전투훈련 후 표창 휴가를 받은 전투비행사 17명과 한명씩 개별적으로 사진을 촬영했고, 노동신문은 17장의 사진을 모두 게재했다. 그러면서 “수령결사옹위정신, 육탄·자폭정신으로 적들을 완전히 초토화해버리고 김정은 붉은비행대의 위력을 과시할 맹세를 다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월 북한군 1차 비행사대회 이후 첫 등장한 ‘붉은 비행대’란 말은 보통 자폭정신을 강조할 때 사용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5월 ‘오중흡 7연대’ 칭호를 받은 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공군) 제447군부대 시찰 당시에도 “14명의 육탄용사를 배출한 군부대는 영용한 붉은 매들의 영웅정신, 희생정신, 자폭정신이 탄생한 고향부대”라고 말했다. ‘오중흡 7연대’는 김일성의 빨치산 부대가 일본군의 공세로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구출했다고 북한이 선전하는 부대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미국이 쿠바와의 관계개선에 나서자 내심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한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한미군사연습 임시중단과 ‘핵개발 임시 중단’ 을 연계하는 카드를 꺼낸데 이어 성김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까지 제안했지만 거절당하자 본격적으로 무력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9일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임시 중단하면 핵개발을 임시 중단할 수 있다고 미국에 제안했다가 거절 당했다.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한붕괴’(22일)까지 언급하자 추격기·폭격기 훈련(24일, 보도기준), 육군 도하훈련(27일), 해군·공군의 미국 항공모함 공격 훈련(31일)을 잇따라 실시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