忠州房/곰탱이 日記

산수유 꽃 필 때면

바람아님 2013. 3. 18. 22:46

 

                                                                                    <도덕산 산수유>

 

 

 

산수유 꽃 필 때면/곰탱이

 

 

북풍한설 물러간 자리엔
졸졸 계곡물 흐르는 소리 정겹고
과수원 울타리 너머로
아지랑이 봄 마중 나선다.

 

싹뚝 싹뚝 가위질 소리
작년에 웃자란 가지
가지런히 잘라주어
숨겨진 꽃눈과 잎눈 나오게 하고

 

이맘때면 산수유 꽃망울 부풀어 올라
꽃을 보고 농부는 소독할 준비를 한다

 

지난 겨울 농부는
허리 수술 받아 병원 신세를 지느라
아직 과수나무 가지치기도 못했는데
산수유 커다란 꽃망울은 울 넘어와

꽃을 피우려 몸을 푸네

 

다급한 농부
산수유 꽃망울 틀어 막으려
두 손으로 세월을 붙잡아 보지만
벌어지는 꽃잎을 어쩌지 못한 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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