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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51] A leader is a dealer in hope

바람아님 2019. 12. 30. 08:39
조선일보 2019.12.21 03:13

'위기가 왔을 때 가장 훌륭한 배는 리더십이라는 이름의 배다(The best ship in times of crisis is leadership).' '캡틴 필립스(Captain Phillips·사진)'를 보고 지어본 주제문입니다. 영화의 소재가 동명(同名) 미국인 선장의 위대한 리더십이므로.

무대는 오만과 케냐 사이 공해(公海). 소말리아 해적이 컨테이너선(船) 머스크 앨라배마호(號)를 추격합니다. 순간 승무원들과 기관실 엔지니어들은 비관주의자, 낙관주의자, 리더로 갈립니다. 이런 명구가 있지요. '비관주의자가 바람을 불평하고 낙관주의자가 바람이 바뀌길 기대할 때 리더는 돛을 조정한다(The pessimist complains about the wind. The optimist expects it to change. The leader adjusts the sails).'

'캡틴 필립스'
한 무리 난폭한 '바람'이 배에 올라탑니다. 리처드 필립스 선장은 목숨이 백척간두에 선 상황에서 비상 대처 지침대로만 하다간 중무장한 해적을 당해낼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동료들을 기관실에 대피시킨 후 선장은 창의력을 발휘해 해적의 선체 수색을 교란하고 놈들을 제압할 덫을 설계합니다.

해적의 요구 조건은 몸값 1000만달러. 협상이 결렬되자 해적이 배를 소말리아로 끌고 갑니다. 나폴레옹이 말했지요. '리더는 희망을 나른다(A leader is a dealer in hope).' 필립스는 공포에 휩싸인 동료들에게 꼭 살아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확신을 심어줍니다. 때맞춰 백악관이 구출 작전을 승인하고 네이비실이 출동합니다. 해적은 선장을 인질로 잡고 탈출용 구명정을 띄웁니다. 필립스는 구명정 안 자기의 좌석 번호를 아군에게 몰래 알리는데….

'위기가 왔을 때 시험해봐야 리더의 진짜 점수를 알 수 있는 법(The true test of leadership is how you function in a crisis)'이지요. 인생 최악의 시험대에 오른 선장의 리더십은 과연 성공적으로 완수될까요. 필립스까지 네 명이 타고 있는 구명정을 향해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땅, 땅, 땅! 실화입니다.


이미도 외화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