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아트칼럼

“무려 29살 연하 女배우와 커플?” 스캔들…‘환상의 호흡’ 남녀는 사랑인지, 우정인지[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프레더릭 레이턴 편]

바람아님 2024. 7. 6. 01:53

헤럴드경제  2024. 7. 6. 00:11

[작품편 111. 프레더릭 레이턴]
老화가와 젊은 모델
사랑과 우정, 열정과 헌신 사이
<동행하는 작품>
시몬과 이피게니아
포로가 된 안드로마케
타오르는 6월

그녀는 초겨울 첫눈처럼 해사했다.

적갈색이 섞인 풍성한 금발 머리카락과 진한 이목구비는 청량함을 한껏 머금었다. 연한 보랏빛 눈동자, 작은 얼굴에 비해 큰 키와 긴 팔다리는 묘하게 신비로운 인상까지 줬다. "베링턴 부인. 무대 맨 뒤에 있는 저 애가 혹시…?" "역시 연륜이 있으십니다. 맞아요. 제가 말했던 소녀." …드디어 찾았다. 화가 프레더릭 레이턴은 감격에 젖었다.

사실 처음에는 베링턴 부인을 믿지 않았다. 이웃집 여인인 그녀가 "극장에서 아주 괜찮은 그림 모델감을 봤다"고 했을 때, 솔직히 조금의 기대도 없었다. 둘러댈 핑계만 있었다면, 한가한 주말에 굳이 그녀와 함께 그 극장을 찾지 않았을 터였다. "어때요? 아름다움의 환영 같지요?" 베링턴 부인은 꿈꾸는 표정의 레이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끄덕끄덕. 레이턴은 홀린 듯 고개만 위아래로 움직였다.

사실 레이턴의 감정이 이토록 차오른 데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레이턴은 대작을 구상 중이었다. 전설적인 작가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속 인물, 시몬과 이피게니아를 대형 캔버스에 옮길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한 사람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만큼의 예쁜 여인은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

레이턴의 고민은 이 부분이었다. 그는 이피게니아가 될 모델을 찾기 위해 애썼다. 반년 넘게 거의 전 유럽을 상대로 수소문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단 한 명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레이턴은 포기를 생각할 무렵 적임자를 볼 수 있었다. 그녀가 바로 눈앞 무대 위 소녀, 도로시 딘이었다. 레이턴은 공연 뒤 서둘러 도로시를 만났다. 정중히 예를 갖춰 그림 모델이 돼줄 것을 부탁했다. 그 말을 듣던 도로시는 부드러운 목선을 숙여 요청에 응했다.


https://v.daum.net/v/20240706001143414
“무려 29살 연하 女배우와 커플?” 스캔들…‘환상의 호흡’ 남녀는 사랑인지, 우정인지[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프레더릭 레이턴 편]

 

“무려 29살 연하 女배우와 커플?” 스캔들…‘환상의 호흡’ 남녀는 사랑인지, 우정인지[이원율

. 편집자 주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본 뒤 관련 책과 영화를 모두 찾아봤습니다. 잘 그린 건 알겠는데 이 그림이 왜 유명한지 궁금했습니다. 그림 한 장에 얽힌 이야기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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