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詩와 文學

[가슴으로 읽는 동시] 우리 집 누렁소

바람아님 2014. 9. 5. 09:15

(출처-조선일보 2014.09.05 이준관 아동문학가)


[가슴으로 읽는 동시] 우리 집 누렁소

/이철원

우리 집 누렁소


"야야, 이참에 너도 좀
앉아서 쉬지 그랴!"

새참을 내온 엄마가
정겹게 말을 걸어도

갈다 만
밭 가운데에
멀뚱멀뚱 서 있는 소

"느그 식구 아니랄까,
닮기는 와 그키 닮노"

새참을 다 드실 동안
말씀 없는 아빠처럼

뙤약볕
고 한자리에서
새김질하는 순둥이

―김용희(1956~ )

이 동시를 읽으면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던 영화 '워낭소리'가 떠오른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와 나이 

많은 누렁소의 애틋한 삶을 그린 영화는 

많은 사람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누렁소는 쉴 때가 되었지만 갈다 만 밭 

한가운데 멀뚱멀뚱 서 있다. 

쉬라고 해도 뙤약볕 한자리에 서서 

주인이 새참을 다 드는 동안 새김질을 

하고 있다.

 

평생 땅을 갈며 살아온 농부처럼 누렁소는 쉬는 새참에도 제 할 일을 생각하며 

뙤약볕에 서 있는 것이다. 

누렁소와 농부는 서로 닮았다.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누렁소처럼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희망이 있다. 

누렁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