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詩와 文學

[가슴으로 읽는 동시] 나무들의 약속

바람아님 2014. 9. 22. 08:54

(출처-조선일보 2014.04.14 이준관 아동문학가)



[가슴으로 읽는 동시] 나무들의 약속

/박상훈


  나무들의 약속

  숲 속 나무들의 봄날 약속은
  다 같이 초록 잎을 피워 내는 것

  숲 속 나무들의 여름 약속은
  다 같이 우쭐우쭐 키가 크는 것

  숲 속 나무들의 가을 약속은
  다 같이 곱게 곱게 단풍 드는 것

  숲 속 나무들의 겨울 약속은
  다 같이 눈보라를 견뎌 내는 것

  -김명수 (1945~)


벌거숭이산이 많던 시절에 불렀던 시인 유치환이 쓴 
"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 
메아리가 살게시리 나무를 심자"라는 동요 '메아리'가 떠오른다. 
벌거숭이산에는 메아리가 살 수 없으니 산에 나무를 심자는 노래다. 
알고 보면 나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함께 지내는 우리들의 가족이 아닐까.

나무가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다. 지구가 아름다운 것은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 
봄에는 푸른 잎과 꽃, 여름에는 열매,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꿋꿋이 서서 추위를 견뎌내는 나무들이 있어 
지구는 아름다운 것이다. 사람들은 어느 곳에 터를 잡고 살게 되면 동네 어귀에 나무부터 심었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아프면 사람들은 나무가 있는 숲을 찾아갔다. 
그런 나무들은 약속을 잊은 적이 없다. 
봄이면 초록 잎을 피워내고, 여름엔 우쭐우쭐 키가 크고, 가을엔 곱게 단풍으로 물드는 약속을. 
이제 우리도 나무에게 약속을 하자. 
나무를 심어 정성스럽게 가꾸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