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고전·고미술 1246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2] '18년 영의정' 비결은… 희로애락 감춘 낯빛에 담겼소

(출처-조선일보 2012.08.21 손철주 미술평론가) '황희 초상'… 작자 미상, 비단에 채색, 84.2×57.8㎝, 조선 후기,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물감이 벗겨지고 바탕에 얼룩덜룩 때가 묻은 작품이다. 얼핏 보면 오래된 초상화 같다. 정작 그려진 시기는 조선 후기다. 다만 초상..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1] 세월을 탓하지 말라, 大義는 망설일 수 없는 것

(출처-조선일보 2012.08.09 손철주 미술평론가) 호피(虎皮) 깔개에 앉았는데도 호랑이 등에나 올라탄 듯이 당당한 사나이다. 비록 죽은 놈이지만 호랑이가 그의 발아래에 머리를 잔뜩 조아린 꼴이다. 그는 떳떳하고도 날카롭다. 눈은 앞을 노려보며 부라렸고, 귓불은 뺨 뒤로 숨어 역삼각형 ..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20] '어사또의 전설'이 된 까닭, 단호한 얼굴에서 드러나다

(출처-조선일보 2012.07.31 손철주 미술평론가) '박문수 초상' - 작자 미상, 비단에 채색, 40.2×28.2㎝, 18세기, 개인 소장. 구름무늬 곱게 수놓은 흉배에 한 쌍의 학이 날갯짓한다. 이를 보면 당상관에 오른 문신의 초상이다. 허리에 두른 띠도 품계를 귀띔해준다. 다섯 줄의 금색을 치고 그 위에..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9] 스물세 살, 살림도 내조도 겪을 만큼 겪었소

(출처-조선일보 2012.07.22 손철주 미술평론가) '여인 초상'… 전(傳) 채용신 그림, 비단에 채색, 124×64㎝, 1912년, 육군박물관 소장. 그림 오른쪽 귀퉁이에 적힌 작은 글씨로 보면, 스물세 살 먹은 여인의 초상이다. 신분도 곁에 씌어 있다. '숙부인(淑夫人) 장흥(長興) 마씨(馬氏)의 모습'이란다..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8] 옳은 일에 목숨을 걸었던 '통치자의 일가친척'

(출처-조선일보 2012.07.15 손철주 미술평론가) '이성윤 초상'… 작자 미상, 비단에 채색, 178.4×106.4㎝, 1613년, 국립고궁박물관 기탁 보관. 왕조(王朝)가 아닌 지금도 '상왕(上王)'이니 '대군(大君)'이니 하는 남우세스러운 말이 돈다. 최고 통치자의 집안사람이 검찰에 불려다니는 요즘 꼴을 보..

[손철주의 옛 그림 옛사람] [17] 이미 俗世 등져 머리 깎았거늘… 왜 시름 담아 두 눈 부릅떴나

(출처-조선일보 2012.07.01 손철주 미술평론가) '김시습 초상' - 작자 미상, 비단에 채색, 71.8×48.1㎝, 조선 중기, 부여 무량사 소장. 패랭이처럼 꼭대기가 둥근 갓을 쓴 김시습(金時習·1435~1493)이다. 챙이 있어 햇빛을 가리고, 눌러쓰면 세상을 피하기에 좋다는 그 갓이다. 크고 작은 호박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