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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교수의 뇌 이야기] 잘나가던 사업가, 치매로 회사 잃고 가정불화까지…

바람아님 2015. 8. 18. 10:10

(출처-조선일보 2015.08.18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일생을 바쳐 키운 회사로 여겨 인지기능 떨어져도 권한 안 놓아
계약·권한 이행 등 문제 일으켜 오히려 회사를 힘든 상태로 만들어

김상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K씨는 80대 중반으로 100억대 자산을 가진 회사 사장이다. 

혼자 회사를 세우고 일생을 바쳐 회사를 키웠다. 

그는 여가를 즐기거나 취미 활동에 시간을 쓴 적 없이 회사 일이 자신의 전부인 양 살아왔다.

3년 전부터 기억력이 조금씩 떨어짐을 느꼈으나 나이에 따른 기억 감소로 생각하고 회사 일에 

더욱 전념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회사 경영에 실수가 잦아지고 적절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못해 

사업상 곤란한 일이 발생하곤 했다. 게다가 고집이 세지고 화를 내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말은 듣지 않고 이들을 배척하기 시작했다. 

결국 듣기 좋은 엉뚱한 말만 들으면서 잘못된 결정을 하는 바람에 회사는 남의 손에 넘어갔다.

이처럼 나이 든 기업 소유자가 인지 기능 저하를 보이는 경우가 꽤 있다. 

이들은 자수성가해 회사를 키워왔기에 회사에 대한 애정이 매우 크다. 

회사를 삶의 전부로 여기는 탓에 나이가 들어도 권한을 놓지 않고 끝까지 스스로 운영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


고령의 회사 창업자 중에는 노인성 치매 증세로 판단력을 잃었어도 회사에 대한 권한을 내놓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령사회에서는 치매 증세가 심해지기 전 적절한 시기에 자신의 재산이나 자산 처리 방침을 정해 놓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신경과 의사들은 조언했다.

고령의 회사 창업자 중에는 

노인성 치매 증세로 판단력을 

잃었어도 회사에 대한 권한을 

내놓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령사회에서는 치매 증세가 

심해지기 전 적절한 시기에 

자신의 재산이나 자산 처리 

방침을 정해 놓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신경과 의사들은 

조언했다. 

/Getty Images 멀티비츠

그런데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내측 측두엽의 손상으로 기억 장애가 발생한다. 

새로운 내용이 저장되지 못하는 입력 장애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이 한 말이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걸 반복해 이야기하면 심하게 화를 내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조금 더 진행되면 전두엽 기능의 소실로 판단력이 흐려지고, 마음에 안 드는 이야기에 쉽게 화를 내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은 무언가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어렵다. 

가족들이 전전긍긍하는 사이 어른의 인지 장애는 점차 심해진다. 

엉뚱한 판단과 계약으로 회사가 어려운 상태가 되곤 한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는 대개 법적인 문제가 일어나고 난 뒤다. 

유산 상속이나 회사 권한 이행 등의 문제가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 간의 불화로 이어진다.

신경과 의사들에게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이 어떤 결정을 책임질 수 있는 상태였는가를 판단해달라는 질의가 온다. 

그러나 아주 심한 치매를 제외하고는 의사가 그런 판단을 명확하게 하기는 어렵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치매 증상이 있어도 초기에는 어느 정도 이성적이고 적절한 판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치매 여부 자체가 법적인 판단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경도 인지 장애라도 행동 장애나 성격 변화가 오면 이성적이지 못한 판단을 하기가 쉽지만,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의학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결정의 내용에 따라 또는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고령 사회를 맞은 선진국에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가족 간 갈등을 줄이고, 자산에 대한 법적 문제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자신의 의사를 올바른 방법으로 미리 남겨 놓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런 문제를 솔직하게 토의할 때가 됐다.



<각주 : 인지기능(認知技能, cognitive skills)>

지식과 정보를 효율적으로 조작하는 능력으로서, 능력의 복잡성 수준에 따라 몇 가지 수준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기본 인지기능으로서는 범주화, 순서화, 비교, 요소 및 속성 파악, 관계와 유형 파악, 중심 아이디어 식별, 오류 확인, 

귀납, 연역, 유추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이들 기본 기능은 다시 범주화와 순서화를 묶어서 ‘조직기능’으로, 

비교, 요소 및 속성 파악, 관계와 유형 파악, 중심 아이디어 식별, 오류 확인을 묶어서 ‘분석기능’으로, 

그리고 귀납, 연역, 유추를 묶어서 ‘추론기능’으로 명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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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학 다이제스트] 청력이 약해지면 뇌 크기도 줄어든다

(출처-조선일보 2015.08.18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美메릴랜드 대학 연구팀 조사결과… 듣는 자극 줄면 인지기능 쇠퇴해

나이 들어 청력이 떨어진 상태를 놔두면 우울증과 치매로 고생할 위험이 커진다.

미국 호프칼리지 심리학과 교수 데이비드 마이어 박사팀은 2300여명을 대상으로 청력이 감소했는데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결과를 조사했다. 이들은 평균 6년이 지나고 나서 난청을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그 사이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50%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좌절, 우울증, 불안 등이 공통으로 나타난다"며 "주위 세계와 소통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줄줄이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70세 이전에 청력 손실 증상이 나타나면 70세 이상 노인들보다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반도 안 됐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난청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청력이 약해지면 두뇌 크기는 줄고, 
치매 위험은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56~86세 
126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조사한 
결과다. 
이 기간에 연구팀은 매년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활용해 
두뇌 변화 상태를 관찰했고, 
이를 청력 검사와 비교했다. 
연구 시작 시점에는 71명은 청력에 
이상이 없었고, 51명은 청력에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MRI를 분석한 결과, 청력에 손상이 
있었던 사람들은 청력에 이상이 없었던 
사람들에 비해 해가 갈수록 두뇌 
크기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매년 최소한 1㎠씩 더 쪼그라들었다. 특히 말과 소리를 처리하는 뇌 부위의 위축 속도가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청력이 손상되면 그만큼 말을 덜 하게 되고 소리를 덜 듣게 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자극이 줄어들어 
해당 두뇌 부위도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것이 청력 관련 부위 위축에 그치지 않고 인지 기능 쇠퇴로 이어져 치매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데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노인성 난청은 스트레스, 과로, 과음, 장기간 소음 노출 등 잘못된 습관들로 청력 손상이 앞당겨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자기관리와 정기적인 난청 테스트로 자신의 청력 상태를 꾸준히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