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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북스토리] 전쟁은 왜 필요한가

바람아님 2015. 11. 19. 09:59

(출처-조선일보 2015.07.25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전쟁은 잔인하다. 
아직 아름다운 여자와의 입맞춤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의 미래를 빼앗아 가고,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 하는 아버지의 희망을 짓밟고, 
그리운 남편과 아들의 얼굴을 영원히 추억으로만 그리게 한다. 
어디 그뿐일까. 전쟁은 문명과 문화를 파괴하고, 인간을 다시 동물로 만든다. 
어제까지 책상에 앉아 서류와 씨름하던 평범한 회사원이 
학살을 하고 죽은 자의 시체에 오줌을 누게 하니 말이다.

개인과 국가의 불행인 전쟁.
인류는 왜 여전히 천문학적인 비용과 에너지를 전쟁에 투자하고 있는 것일까. 
텔아비브 대학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아자 가트(Azar Gat) 교수는 '인류문명에서의 전쟁'이라는 책에서 질문한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할까?

손무의 '손자병법', 투키디데스의 '펠로포네소스 전쟁사',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 마키아벨리의 '정략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전쟁과 관련된 책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가트 교수의 책은 다르다.
역사학, 정치학, 군사학, 심리학, 뇌과학, 사회학, 철학, 인류학, 고고학. 인류가 알고 있는 모든 도구를 총 동원해 
'전쟁'이라는 미스터리를 800장이 넘는 책을 통해 풀어나간다.
한 사람이 어떻게 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을까.
강의하고 연구하는 대학교수로서, 그리고 이스라엘 정부의 국가안보 자문위원으로서 어떻게 9년 동안 단 한 권의 책에 
집중해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읽다 보면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경악하고, 또 시시한 신문 칼럼이나 쓰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게 하는 책이다.

Azar Gat
 Azar Gat "War in Human Civilization", Oxford University Press

물론 '이스라엘'이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특수한 상황이 가트 교수의 책을 
가능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6살 되던 해에 경험한 주변 아랍국가들과의 '6일 전쟁'을 시작으로 
평생 전쟁과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테니 말이다.
비슷하게 우리나라에서도 곧 출간될 '사피엔스'로 전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킨
예루살렘 대학의 유발 하라리 교수 역시 '사피엔스' 이전에 이미
'중세기 시대의 특수부대'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바 있다.

하라리 가트. 
역사학자이자 대학교 교수이기 전 이스라엘 국민이고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은 그들에게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질적 삶과 죽음을 좌우하는 
conditio humana, 인간의 조건이다.
이들의 책들에 비해 스탠포드 대학의 역사학자 이언 모리스 교수의 
'전쟁의 역설'은 솔직히 어린아이 글 장난 수준이다. 평화롭고 푸른 들판으로 
가득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그보다 더 평온하고 풍요로운 
캘리포니아 Palo Alto에 살고 있는 모리스 교수에게 '전쟁'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에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북핵 위험, 중국의 헤게모니, 그리고 또다시 추한 모습으로 부활하는 일본 사이에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가트 교수'인류문명에서의 전쟁'보다 더 중요한 책은 없을 듯 하다.
국회의원, 국방부장관, 청와대 보좌관, 기자, 교수, 장군, 국정원 직원.
강제로라도 이 책 한 권씩 사서 읽게 하고 싶을 정도다.



전쟁과 관련된 책

손무의 '손자병법', 투키디데스의 '펠로포네소스 전쟁사',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 

마키아벨리의 '정략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전쟁의 역설 : 폭력으로 평화를 일군 1만 년의 역사 

이언 모리스/ 김필규/ 지식의날개/ 2015/ 661 p

909-ㅁ538ㅈ/ [정독]인사자실(2동2층)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조현욱/ 김영사/ 2015/ 636p 

909-ㅎ131ㅅ=3/ 

[정독]인사자실(새로들어온책)/ [강서]2층종합실


아자 가트(Azar Gat), '인류문명에서의 전쟁'   <국내 번역 없음>

유발 하라리 교수, '중세기 시대의 특수부대'   <국내 번역 없음>




[김대식의 북스토리]


[김대식의 북스토리]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신이 되어 버린 인간의 새 종교는 '데이터교'(2016.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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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북스토리]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장미의 '이름'은 무엇인가(2016.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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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북스토리] 보르헤스 <원형의 폐허들>-인생의 그리움과 사랑, 나 자신조차 시뮬레이션은 아닐까(2016.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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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북스토리] 《로지코믹스》-러셀의 수학탐구 과정을 논리와 만화로 유쾌하게 풀어내다(201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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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북스토리]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무엇을 기다리는가?(2016.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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