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5.11.28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겨울 1년 내내 할 일이 끝도 없이 이어져 | 冬 歲事長相續(세사장상속) |
고려 명종 때의 시인 김극기(金克己·1150~1209)가 겨울철 농가의 생활상을 읊었다.
말은 농한기라 하지만 한시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다.
한 해 가 끝나가는 철인데도 손을 툴툴 털고 놀 겨를이 나지 않는다.
폭설에 지붕이 주저앉지 않도록 고쳐야 하고, 바람에 삐걱거릴 문도 손봐야 한다.
새벽부터 나무를 해놓고, 밤이 되면 새끼도 꼬아야 한다.
그뿐이랴! 갖가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겨울이 가고 봄철이 되면 그때나 언덕에 올라 휘파람 불며 놀고 싶다.
설령 턱없는 바람일지라도 벌써 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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