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 것만 같은 날에 / 海雲 유순옥
눈이 올 것만 같은 날에 온 몸은 무언가 홀린 듯 나른해 눈꺼풀이 내려간다. 하늘에 짙게 깔린 먹구름은 악마를 몰고 와 삼켜버릴 듯 점점 더 어둠의 장막을 치고
할 일을 놔두고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고 있는 나 이런 날에 말벗하나 없구나.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 엇 그제 봄이 온 거 같은데 벌써 한 해가 저물어 가고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이 한두 해 격은 것도 아니건만 넘어가는 해만 바라봐도 섧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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