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 2016.01.27 김나영 서울 양정중 교사)
2018학년도 수능시험부터 외국어(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지나친 사교육 부담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절대평가제는 지나친 경쟁을 줄이고 '절대 실력'만 평가받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외국어 절대평가는 '풍선 효과'가 우려된다.
무엇보다 수학 사교육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는 영어 사교육이 더욱 활개를 칠 우려도 크다.
쉬워진 영어를 일찍 끝내기 위해 중학교에서 영어 사교육이 더 극성을 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영어 절대평가제 발표 전부터 이런 조짐이 있었다.
'일정 수준에 이르면 유지만 하면 되는 영어는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이후엔 다른 과목을 공부시킨다'는 전략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유지만 하면 되는 영어는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이후엔 다른 과목을 공부시킨다'는 전략이
교육 특구 부모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끝낸다는 이 '가능한 한'의 시기도 경쟁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어느새 초등학교 졸업 전이 돼버렸다.
초등학교 졸업 전에 영어는 떼고, 중학교 졸업 전에 고교 수학을 1차로 뗀다.
그래야 명문고 입시에 유리하고, 고등학교 가서는 심화 학습을 해야 수능 대비에 유리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가서 시작하면 늦는다는 초조감에 쫓긴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가서 시작하면 늦는다는 초조감에 쫓긴다.
유아기부터 영어와 셈하기를 비롯해 본격 학습을 시키게 된다.
'미국 아이들보다 reading, writing을 잘한다.' 유아 영어 학원(영어 유치원)에서 내세우는 구호이다.
미국 초등 교과서로 학습하고, 미국 유아보다 영어 읽기·쓰기를 잘한다고 광고한다.
일반 유치원에서도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 많다.
대부분 초등학교 선행 학습도 한다. 유치원마다 경쟁적으로 방과 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유아들은 기저귀 차고 한글·숫자·알파벳을 배운다. 그러고 나서 영어 학원이나 유치원에 간다.
부모와 자녀 간의 정서적 교감이 중요한 시기에 아이와 부모 모두 '공부'에만 열중한다.
안정적 정서가 뒷받침돼야 학습도 잘되는 법이다.
맘껏 뛰놀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워야 문제 해결 능력이 커진다. 이것이 학습 동기다.
호기심도 여유도 없이 유아들을 문자와 셈하기에 몰아넣는 현실이 안타깝다.
자신이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유아를 학습 기계로 만들지 말자.
그런 기계는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녹슨다.
행복한 유아기만은 빼앗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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