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씨 성을 가진 우다웨이 대표. 이번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인 그는 한국어에 능통하다. 기지가 번득인다. 입담도 대단하다. 웬만한 사람은 그의 농담에 홀딱 빠진다. 10여년 전 베이징에서 본 그는 그랬다.
4박5일 동안 한국에 머무른다고 한다.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했던가. 북핵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판에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한가할 턱이 없다. 왜 이토록 오래 머무르는 걸까. 알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무엇이 궁금할까. 아마도 북핵에 대한 미래 한국의 대응일 성싶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그보다 더 궁금한 것은 우리의 핵 제조기술과 핵무장 의향이 아닐까. 핵무장론은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중난하이(中南海)에 모인 중국의 당·정·군 고위관리들은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핵위협을 받는 쪽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으니. 고구려 침략 전 평양에 온 수나라 사자. 상대를 알고 싶어 했다. 중국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수서’ 고구려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왕은 사자를 빈 객관에 앉혀 놓고 삼엄한 경계를 펴 눈과 귀를 막아 듣고 보지 못하도록 했다.” 왕은 고구려 평원왕이다. 지피(知彼)를 하지 못했으니 공격은 성공하기 힘들다. 수의 대군은 살수에서 대패당하고 만다. 이후 수에는 이런 말이 퍼졌다고 한다. “고구려는 세상의 끝이요, 살아 돌아갈 수 없는 곳이다.”
우 대표는 돌아가 무슨 말을 할까. 머리 좋다면 이런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북핵을 포기시키지 못하면 중국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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