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橫設竪設

[황종택의신온고지신] 대공무사(大公無私)

바람아님 2016. 3. 3. 00:12
세계일보 2016.03.02. 21:08

공천 칼바람이 여의도를 매섭게 휘감고 있다. 대부분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이 사회초년 수험생인 양 각 당 공천관리 위원들 앞에서 면접에 임하고 있다. ‘을’의 신세다. 여야 모두 현역 교체율이 40%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는 가운데 ‘모호한 기준’을 들어 반발이 적잖다. 계파나 실권자의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넘어 공정성이 뚜렷한 심사기준부터 내놓아야 한다.

대공무사(大公無私)정신이다. ‘공(公)’이란 글자는 본래 ‘(私)를 나눈다’ 뜻에서 비롯됐다.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여러 사람과 어려움을 같이 나누는 공의로운 행동이라는 풀이다.

‘여씨춘추’와 ‘십팔사략’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보인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평공(平公)이 하루는 기황양(祁黃羊)에게 물었다. “남양 현령으로 누구를 보내는 게 좋겠는가?” 기황양은 주저없이 “해호(解狐)를 보내면 반드시 임무를 잘 수행할 것입니다.” 평공은 깜짝 놀라며 “해호는 그대와 원수지간이 아닌가?”


기황양은 대답했다. “임금님께서는 현령 자리에 누가 적임자인지를 물으셨지 누가 신과 원수지간이냐를 물으신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후 어느 날 평공이 다시 “조정에 법을 집행할 사람이 한 명이 필요한데 누구를 임명하는 것이 좋겠소?”하고 묻자, 기황양은 서슴없이 자기 아들 기오(祁午)를 추천했다. 평공이 “그대 아들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기황양은 대답했다. “누가 그 일에 적임자냐고 물으셨지, 그가 내 아들인지 아닌지를 물으신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의 말대로 평공은 그의 아들을 그 자리에 앉혔고, 기오는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해 칭송을 들었다. 공자는 이같이 평했다. “훌륭하구나. 기황양의 논점이여! 밖으로 천거함에 원수를 피하지 않았고, 안으로 추천함에 자식을 피하지 않았으니 기황양은 참으로 공정하구나(善哉 祁黃羊之論也. 外擧不避仇 內擧不避子 祁黃羊可謂公矣).”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大公無私: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공의롭게 행동한다’는 뜻

大 큰 대, 公 공변될 공, 無 없을 무, 私 사사로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