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文,社會科學/時事·常識

[알고 쓰는 말글]님과 함께?

바람아님 2016. 4. 22. 00:21
경향신문 2016.04.21. 20:54

“사랑하는 님과 함께 한 백년 살고 싶어~.” ‘임’이나 ‘님’은 귀하거나 높은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임금’의 ‘임’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임’이 그렇다. ‘회장님, 해님, 공자님’처럼 명사 뒤에 붙여 쓰는 ‘님’도, ‘홍길동 님’과 같이 이름 뒤에 띄어 쓰는 ‘님’도 그러하다. ‘님’은 ‘씨’보다 높임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첫 문장 ‘사랑하는 님’은 ‘사랑하는 임’이 맞는 표현이다. ‘니’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적에는 ‘이’로 적는다는 두음법칙 규정 때문이다.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의 경우 시적 자유가 적용되어 예외로 해야 하지만, 5월의 노래 ‘님을 위한 행진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맞는 표기다. ‘님’은 항상 명사 뒤에서만 ‘님’으로 쓰인다.

여기서 질문 하나. 인터넷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님이 보내준 메일 잘 받았습니다’의 ‘님’도 ‘임’으로 써야 하나? 이때 ‘님’은 이름을 생략한 ‘님’이다. 문어체에서, 상대편을 높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인 ‘당신’이란 의미로 쓰인 ‘님’인 것이다.

이 역시 문법을 적용해 ‘임’으로 바꾸어야 할까? 아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국어대사전인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에는 ‘님’이 표제어로 올라 있다. 인터넷이나 온라인 대화에서, 상대편을 가리키는 이인칭 대명사라는 설명과 함께. 누리꾼들이 즐겨 쓰는 언어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김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