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중국 "사드 중국의 전략적 이해에 반해" 되풀이

바람아님 2016. 6. 5. 00:27
[중앙일보] 입력 2016.06.04 21:04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놓고 또 다시 격돌했다. 4일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리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찾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쑨젠궈(孫建國·상장)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의 대담에서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한민구 장관을 만나 사드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히며 한미간 엇박자 논란이 일었지만, 정작 중국이 복병이 된 셈이다. 한미 국방장관이 앞서 진행한 회담에선 사드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포문은 쑨젠궈 부총참모장이 열었다. 그는 "사드는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침해한다"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주한미군의 사드배치와 관련해 기존에 중국이 보였던 입장의 연장선이다. 중국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같은 얘기를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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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부장관이 4일 싱가포르에서 쑨젠궈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정용수 기자


이에 대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가져온 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고, 사드는 북한 미사일 방어용으로 주한미군의 사드배치가 필요하다"고 맞받았다. 국방부 당국자는 "국제회의에서 오간 내용을 상대방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사드와 관련한 양측의 공방은 30분 동안 진행된 대담의 상당시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앞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도 "사드 배치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회담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인 만큼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 무기다. 필요하면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설명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고 한다. 중국은 시종일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한 장관은 "중국은 대북제재에 대해 정부의 확고한 방침을 가지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임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담에서 한국은 "유엔의 대북제재 이후 중국 정부가 취한 대북제재 조치에 감사한다"며 "중국 측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양측은 이날 양국 군간 전략적 소통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중 수색구조(SAREX) 훈련 등 다양한 교류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북핵문제나 군사협력과 관련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정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