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 2016.09.13 09:16
일본 도쿄의 신주쿠 역은 하루 유동인구가 40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역 가운데 하나다. 하루 100만 명 오가는 우리 강남역하곤 비교가 안 된다. 이 신주쿠 역 서쪽 출구를 나오면 정면 10m도 안 떨어진 곳에 늘 수십 명이 서서 일제히 담배 연기를 뿜어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특별히 울타리가 쳐진 것도 아니다. 사람들은 '흡연구역'이란 흐릿한 간판에 의지해 한 대를 빼 물었다가 곧 바쁜 듯 사라진다.
▶시코쿠(四國)의 마쓰야마에 있는 성(城)은 우리 경복궁 덕수궁 같은 문화재 보호 구역이다. 그곳 한가운데에도 흡연구역이 있었다. 술집이나 커피숍 등 접객업소 중에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업소가 많다. 일본도 전에는 흡연 천국이었다. 이제 주택가나 길거리에서는 담배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졌다. 대신 흡연자가 숨통을 틀 수 있는 공간을 요소요소에 만들었다. 그 덕에 1억3000만 인구의 절반가량이 담배를 피우는 나라지만 거리에서 꽁초를 찾기 어렵다.
▶시코쿠(四國)의 마쓰야마에 있는 성(城)은 우리 경복궁 덕수궁 같은 문화재 보호 구역이다. 그곳 한가운데에도 흡연구역이 있었다. 술집이나 커피숍 등 접객업소 중에도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업소가 많다. 일본도 전에는 흡연 천국이었다. 이제 주택가나 길거리에서는 담배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졌다. 대신 흡연자가 숨통을 틀 수 있는 공간을 요소요소에 만들었다. 그 덕에 1억3000만 인구의 절반가량이 담배를 피우는 나라지만 거리에서 꽁초를 찾기 어렵다.
▶서울에는 금연 구역이 1만6500곳이나 된다. 반면 흡연구역은 34곳이다. 계산상으로만 보면 서울 거리는 꽁초가 눈에 띄지 않아야 하고 공기는 고약한 담배 냄새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안 그렇다. 걷다 보면 앞에 가는 사람 담배 연기에 눈코가 괴롭다. 하수구마다 꽁초가 쌓여 폭우라도 오면 도심이 물바다가 될 판이다. 담배의 무정부 상태다. 당초 금연정책은 비흡연자를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러나 숨통을 찾지 못한 흡연자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바람에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사방에 '금연' 딱지를 붙이고 벌금 협박만 하면 쾌적한 환경이 자동으로 오리라 믿은 게 순진했다. 미국에 1920년대에 금주법(禁酒法)이란 게 있었다. 청교도적 전통을 되살려 사회를 건전하게 만들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밀주와 범죄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법 시행 전 18만 개였던 미국의 합법적 술집이 10여 년 후에 50만 개의 불법 밀주집으로 바뀌었다. 아무리 좋은 명분이 있어도 실현 방법은 현명해야 한다.
▶서울시가 연말까지 공공장소의 흡연실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했다고 한다. 길거리 담배 연기와 꽁초 문제, 흡연자의 권리와 비흡연자의 혐연(嫌煙) 권리 충돌 문제가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왔다는 뜻이다. 금연 정책은 이제 우리나라 편의점 전체 매출의 40%가 담배라는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흡연자에게 먼저 적절한 설 자리를 줘놓고, 허용된 공간을 벗어난 흡연에 대해서는 엄하게 제재하는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다.
▶사방에 '금연' 딱지를 붙이고 벌금 협박만 하면 쾌적한 환경이 자동으로 오리라 믿은 게 순진했다. 미국에 1920년대에 금주법(禁酒法)이란 게 있었다. 청교도적 전통을 되살려 사회를 건전하게 만들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밀주와 범죄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법 시행 전 18만 개였던 미국의 합법적 술집이 10여 년 후에 50만 개의 불법 밀주집으로 바뀌었다. 아무리 좋은 명분이 있어도 실현 방법은 현명해야 한다.
▶서울시가 연말까지 공공장소의 흡연실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했다고 한다. 길거리 담배 연기와 꽁초 문제, 흡연자의 권리와 비흡연자의 혐연(嫌煙) 권리 충돌 문제가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왔다는 뜻이다. 금연 정책은 이제 우리나라 편의점 전체 매출의 40%가 담배라는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흡연자에게 먼저 적절한 설 자리를 줘놓고, 허용된 공간을 벗어난 흡연에 대해서는 엄하게 제재하는 사회적 협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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