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개불 닮은 송편 (조선일보 2016.09.18 따루 살미넨·작가 겸 방송인) |
꿀 같은 연휴가 끝날 때가 됐다. 다들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푹 쉬다 왔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도 꽤 많은 것 같다. 명절마다 쏟아지는 '명절증후군' 기사만 봐도 그렇다. 젊은이들은 "결혼 언제 하냐" "취업은 어떻게 됐냐"는 어르신들의 질문 때문에, 여자들은 끝없는 음식 준비로 지친다. 명절만 되면 가사 분담 문제로 부부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핀란드의 명절 풍경도 비슷하다. 핀란드에서 추석만큼 큰 명절이 크리스마스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는 연인들의 날이다. 하지만 핀란드에서는 추석이나 설날처럼 최소 사흘간 온 가족이 모여서 '명절 음식'을 먹는다. 우리 어머니는 한 달 전부터 크리스마스 준비를 한다. 찬장과 옷장부터 집 안 곳곳 안 보이는 구석까지 청소하고, 음식 준비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한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이브 아침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툼을 벌였다. 아무래도 가장 많은 일을 어머니가 전담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 것 같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는 어머니가 처음으로 상에서 빠지지 않는 전통 감자 요리를 손수 만드는 대신에 구입해서 상에 올렸다. 어머니가 직접 만든 것과 맛이 거의 흡사해서 올해도 그럴 거라고 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추석에 시장에서 모둠 전과 송편을 구입하는 사람이 늘었다는데, 명절 음식을 손수 만드는 것도 좋지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이렇게 가사 부담을 줄이는 것도 요령일 듯싶다. 나는 추석 음식 중에서 송편을 최고로 꼽는다. 콩이나 밤 소가 들어간 송편도 좋지만 꿀맛 나는 흑설탕이 듬뿍 들어간 송편을 제일 좋아한다. 워낙 '떡보'라서 해마다 송편을 직접 빚는다. 초콜릿도 넣어봤고, 치즈도 넣어봤는데 맛이 의외로 괜찮았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손재주가 없어서 그런지 내가 만든 송편은 다 개불처럼 생겼다. 송편을 예쁘게 빚는 사람이 예쁜 딸을 낳는다는데 큰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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