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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에도… 훈춘 세관엔 북한行 차량 100여대 북새통

바람아님 2016. 9. 19. 00:18

조선일보 : 2016.09.18 03:00

[본지 특별취재팀 北·中 국경 르포]

"對北제재 초기에 잠시 줄었다가 지금은 더 늘어 하루 1000대 오가"
中 화물차 기사 "주문 밀려 중추절도 北에 가"

新두만강대교 내달 완공땐 물동량 2배로 늘어날 전망
나진 카지노 호텔 찾아가는 中관광객도 작년보다 30% 늘어
옌볜 등 주민들은 핵실험에 분노… 北 수해 구호품 지원도 끊어

추석 연휴인 지난 16일 오후 중국 지린성 훈춘(琿春)에서 북한 나진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취안허(圈河) 세관 입구는 북새통이었다. 두만강대교를 건너 북한으로 가려는 화물 차량과 중국인 관광객 차량 100여대가 길게 줄을 늘어섰다. 화물 차량이 세관을 통과하는 데는 한 시간 가까이 걸렸다. 차량들 사이로 먹을 것을 파는 행상들도 보였다. 지난 3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직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본지 3월 7일자 A4면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중국인 스(石)모씨는 "제재 시행 이후 한동안 화물 차량이 줄었지만 지금은 그 이전보다 더 늘어 하루 북한을 오가는 차량이 1000대쯤 된다"며 "핵실험이 예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장사에 큰 영향은 없다"고 했다. 양국 간 늘어나는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 2014년부터 짓고 있는 신두만강대교(길이 549m)도 내달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중국 정부는 강도 높게 북한의 5차 핵실험을 비판하고 있지만, 북·중 교역은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훈춘은 북한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와 마주 보는 접경 도시로 랴오닝성 단둥(丹東)시와 함께 북·중 교역의 중심지이다. 북·중 교역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단둥~신의주 경로가 4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로 위축되면서 훈춘~나진을 이용한 교역량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 세관 통과하는 화물차, 3월엔 썰렁… 지금은 북적 - 지난 16일 중국 지린성 훈춘에서 북한 나진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취안허(圈河) 세관 입구가 화물차와 관광객들이 탄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오른쪽 사진). 지난 3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직후에는 이 같은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왼쪽 사진은 지난 3월 한산한 취안허 세관 입구.
中 세관 통과하는 화물차, 3월엔 썰렁… 지금은 북적 - 지난 16일 중국 지린성 훈춘에서 북한 나진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취안허(圈河) 세관 입구가 화물차와 관광객들이 탄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오른쪽 사진). 지난 3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대북 제재 결의 직후에는 이 같은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왼쪽 사진은 지난 3월 한산한 취안허 세관 입구. /특별취재팀

취안허에서 만난 중국인들은 대북 제재를 반대했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북·중 교역을 막으면 손해 보는 중국인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며 "경제 제재는 안 된다. 정치 문제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극동에 있는 훈춘은 중국이 러시아·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훈춘~나선 루트를 통해 동해(東海)로 나가는 출구를 찾기 위해 이 일대의 교통 인프라를 확대하고 공단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북·중 교역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훈춘은 단둥에 비해 외부의 관심이 덜한 지역이지만 전체 북중 교역의 30%가량을 감당하고 있는 곳"이라며 "배후에 옌볜(延邊)이 있어 이곳을 통한 북·중 교역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취안허 세관에서 만난 중국인 사업가 10여명은 대부분 북한 핵실험에 대해 반대했지만,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투먼(圖們)에서 북한 노동자 50명을 고용해 액세서리를 만드는 한 중국인 사업가는 "북한 근로자 일당은 중국인의 3분의 1 수준으로, 그들이 없으면 공장이 안 돌아간다"며 "북한은 밉지만 그들과 관계를 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나진에 있는 의류 공장으로 옷감을 팔러 간다는 한 화물차량 운전사는 "(북한에서 들어온) 주문이 밀려 중추절 연휴에도 못 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