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6.10.05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65세 후에도 20~30년 사는 시대… 노인이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에 봉사하는 주체가 돼야 초고령사회 그늘 피할 수 있어
계획적·능동적으로 생활하면서 공동체 기여할 구조 만들어야
4일 105세 생일을 맞은 히노하라 시게아키 박사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유명하고도 존경받는 의사다.
교토의대를 나와 심장내과 전문의를 하던 1970년 학회 참석을 위해 탔던 후쿠오카행 비행기가
일본 적군파에게 납치됐다. 요도호 사건이다. 59세의 나이에 비행기에 4일간 억류됐다가
무사 귀환한 경험은 그에게 새 사명을 찾아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갓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사회 풍토를 바꾸는 일을 시작했다.
1973년 '라이프 플래닝 센터'를 세우고 '평생에 걸친 건강 유지'라는 캐치프레이즈하에 전 국민의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한 교육과 강연에 나섰다. 노인들에게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하고,
노인 스스로 가치관을 혁신해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후 45년간 이를 한결같이 실천해 스스로 무병장수의 상징이 됐다.
히노하라 박사는 지금도 환자를 진료한다. 연간 150여 회 강의하고 밤샘 집필도 한다.
무려 250여권의 저서 중 100만부 넘게 팔린 책만 10권이 넘는다.
그의 노력으로 1990년대 후반 일본 정부는 '성인병'이란 명칭을 '생활습관병'으로 바꿨다.
그 즈음부터는 75세 이상의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및 자기개발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위해 '신(新)노인운동'을
시작했다. 노인의 정의를 65세 이상에서 75세 이상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이때 나왔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고령화 속도가 빨랐던 일본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14%, 20%를 웃돈 시점은 1970년, 1994년, 2005년이었다.
우리나라는 각각 2000년, 2018년(예상), 2026년(예상)이니, 고령사회 진입까지 18년,
이후 초고령사회 진입까지 8년이 걸린다.
일본의 24년과 11년을 가볍게 제치고 세계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이런 현실은 다방면에 걸쳐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대표적인 것이 의학적으로는 노인 의료비 증가이고 사회적으로는 빈곤 노인층 및 노인 자살률 증가다.
지금의 노인들은 노후 대비의 여력이 없었던 세대이니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국민적 공감과 합의를 통해 실질적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신노인, 신고령사회 운동은 그 일환이 되어야 한다.
고령사회를 몸소 겪으며 늙어간 히노하라 박사는 신노인이 지켜야 할 세 가지 덕목을 제안했다.
지난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사전적 의미는 '경로효친(敬老孝親) 사상을 앙양하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히노하라 박사가 신노인운동을 시작하면서 주장했던 핵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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