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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리스트] 건축가 오영욱·배우 엄지원 부부 '서재 결혼시키기'

바람아님 2016. 10. 15. 17:49

(조선일보 2016.10.15 )


2년 전 이 커플의 결혼은 청혼 방식으로도 화제가 됐다. 

글 쓰는 건축가 오영욱이 책 좋아하는 배우 엄지원에게 자신이 직접 쓴 책으로 프러포즈를 한 것. 

제목은 '청혼-너를 위해서라면 일요일에는 일을 하지 않겠어'였다. 

책 좋아하는 커플이 결혼하면 서재도 혼인을 시켜줘야 하는 법. 

엄지원은 영화·시나리오·종교, 오영욱은 건축·역사의 책이 주로 많았다고 했다. 

남편과 아내가 둘 다 가지고 있던 책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물었다. 

겹친 책은 베스트셀러가 대부분이었다고 겸손해하면서도,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는 중국 소설가 위화의 에세이를 첫손 꼽았다.


[당신의 리스트] 건축가 오영욱·배우 엄지원 부부 '서재 결혼시키기'





[김성곤의 내 인생의 책](2) 장미의 이름 | 움베르토 에코


김성곤 | 한국문학번역원장·서울대 명예교수    2016.06.20 
ㆍ지금도 계속되는 ‘독선과 폭력’

[김성곤의 내 인생의 책](2) 장미의 이름 | 움베르토 에코나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영화로 먼저 보았다. 그러고는 너무 좋아서 즉시 원작을 구해서 읽었는데, 똑같이 감동적이었다. 이 소설에는 내가 평생 배우고 가르쳐온 포스트모던 인식과 이론이 잘 구현되어 있었다.
<장미의 이름>은 ‘절대적 진리’에 대해 회의를 제기하고, 그것의 그늘에 가려진 또 다른 진리를 탐색하며, 그 과정에서 진실과 허위 또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 경계를 해체하는 소설이다. 그래서 어린 수도승 아드소는 바빌론의 창녀 그림에서도, 또 수도원 주방에서 마주친 가난한 소녀에게서도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본다.
자신을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 사람은 독선에 빠져서 도덕적 우월감을 갖게 되고 남에게 폭력을 행사하기 쉽다. 자신이 금서라고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눈먼 장서관장 호르헤 노인은 거리낌 없이 살인을 자행한다. 또 교황청에서 파견한 조사관 베르나르 귀 역시, 자신과 교리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이단으로 몰아 고문하고 화형에 처한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독선과 타자에 대한 폭력은 오늘날 우리의 정계, 학계 그리고 문단에서도 발견된다.
소설의 배경인 14세기 수도원은 닫힌 세계이자, 서로 다른 이념으로 경직되고 반목하는 인간 세상의 상징이다. 수도원은 유연한 여성성과 다양성 대신 경직된 남성성과 획일성이 편재해 있고, 기독교의 박애정신 대신 프란체스코파와 베네딕트파의 충돌과 대립이 각을 세우고 있는 곳이다. 그런 닫힌 체제에서는 폭력과 살인이 일어나기 쉽고, 결국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장미의 이름>은 절대적 진리에 대한 맹신과 자신만 옳다는 독선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깨우쳐준 내 인생의 길잡이였다.

장미의 이름 : 움베르토 에코 장편소설. 상 
움베르토 에코/ 이윤기/ 열린책들/ 2015/ 439-866 p 883-ㅇ326장-1 | 위치 : [정독]어문학족보실(2동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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