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한 시간을 사고 싶다던 소년 이야기를 아는가?
어느 날 퇴근한 아버지에게 “한 시간에 얼마나 버시느냐”고 물어본 소년이 자기가 갖고 있던 10달러와 아버지에게 빌린 10달러 등 총 20달러를 내밀며, 내일은 일찍 들어와 같이 밥 먹자고 한 이야기 말이다. 20달러는 소년의 아버지가 한 시간에 버는 돈이다.
항상 늦게 들어와 가족들과 밥 한 끼 하지 못했던 아버지의 한 시간을 삼으로써 오붓한 저녁 시간을 만들고 싶은 소년의 마음이 반영된 이야기로,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회자하고 있다.
중국에도 비슷한 소녀가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봉황망과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후베이(湖北) 성 스옌(十堰) 시에 사는 마 슈안(7)양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한 일기장에서 “아버지가 39℃ 고열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지만 정말 행복하다”고 말해 보는 이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마 양의 아버지는 경찰관이다. 늘 바쁜 탓에 집에 들어온 날이 별로 없다. 아버지를 기다리던 딸은 어머니와 잠들기 일쑤였다. 마 양은 아버지더러 같이 놀자고 할 때마다 “바쁘다” 혹은 “일하러 가야 해”라는 답만 들었다.
소녀가 기쁘다고 한 이유는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되는 아버지를 병원에만 가면 매일 볼 수 있어서다. “경찰서에 팔려 간 것 같다”는 외로움 섞인 어머니의 푸념을 항상 들었던 마 양은 차라리 아버지가 더 아파서 회사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일기장에서 밝힌다.
마 양은 지난여름을 잊지 못한다. 그는 “발목을 다치시는 바람에 아버지가 병원에 오랫동안 계셨다”며 “어머니와 매일 아버지를 만나러 병원에 갔어요”라고 했다. 이때도 마 양은 “행복하다”는 말을 일기장에서 빼놓지 않았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아버지를 볼 수 있다는 기쁜 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아버지를 보고 싶은 소녀의 마음이 담긴 일기장은 네티즌 손을 타고 빠르게 퍼졌다.
일기 존재를 알게 된 마 양의 아버지는 인민망에 “큰 죄를 지은 것 같다”며 “딸에게 너무 큰 빚을 졌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경찰관인 탓에 일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며 “언젠가 딸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한다”고 거듭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부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네티즌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한 네티즌은 “우리 아버지께서도 경찰관이셨다”며 “자기 일에 자부심 갖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며 “아버지라면 누구나 가족에게 미안한 심정이라는 것을 아이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네티즌의 직업은 경찰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봉황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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