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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 딸 위해 손자 낳은 할머니…"인생 최고의 기쁨"

바람아님 2016. 11. 26. 23:49
조선일보 : 2016.11.26 09:58

 

자신의 손자를 직접 낳은 할머니의 따뜻한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메간 바커는 지난 22일(현지시간) 9달 동안 뱃속에 품은 손자 거스 와이엇 콜먼을 낳았다. 마이어 로키탄스키 쿠스터 하우저 증후군(MRKH)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딸 매디 콜먼의 아들이다.

콜먼은 14살 때 MRKH 진단을 받았다. 여성 45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자궁과 질의 일부가 결핍되는 질환이다. 콜먼은 난소 종양의 위험까지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할머니가 나섰다. 부인의 병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결혼한 남편 타일러도 동참했다. 바커는 9달 동안 딸과 사위가 만든 배아를 뱃속에 품었다. 바커는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태어나서 한 일 중 가장 좋은 일"이었다며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비용이 많이 드는 대리모와 다른 점은, 내 뱃속에서 아이가 발차기를 하면서 자라는 과정을 딸 부부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 모두가 해낸 일"이라고 덧붙였다.

콜먼은 처음 아들을 안았을 때를 "비현실적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녀는 "엄마가 날 대신해 9개월 동안 아이를 품고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이를 직접 만지고 입 맞추기 전까지는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엄마가 되고 싶어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있다.

콜먼은 "여자로서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인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이 처음에는 너무 슬펐지만 그 덕에 지금은 이런 멋진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성들이 대리모든, 입양이든, 시험관 아기든 엄마가 될 수 있는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