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저게 무슨 꽃이에요?”라고 물어올 것에 대비해 휴가지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꽃들에 대해 미리 알아두자. 분명 기억에 오래 남을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원추리
요즘 산이나 도심 공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 색깔과 모양에 따라 각시원추리, 왕원추리, 노랑원추리 등의 이름이 있지만 그냥 원추리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추리는 노란색 꽃과 노란색 바탕에 붉은색을 두른 꽃 등 두 종류다.
원추리 꽃을 보면 꽃 주변에 포진해 있는 꽃봉오리 상태의 예비 꽃들이 달려있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지만 줄기에 계속 다른 꽃이 달리며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꽃이 마치 멀리 바라보는 모양으로 피는데,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이다.
참나리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여름이면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야생화지만 가정에서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운다. 참나리는 꽃잎이 뒤로 말린 채 아래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 처녀가 수줍어하며 고개를 떨군 모양새다.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이다.
붉은색 꽃잎엔 온통 자주색 점들 투성이어서 마치 얼굴에 주근깨가 잔뜩 낀듯하다. 꽃 밖으로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길게 나와 있다. 그런데 이 암술과 수술이 수정을 해 꽃에 씨(주아)가 달리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 잎 겨드랑이에 콩알처럼 까맣게 달린다.
개망초/망초
6~8월을 전후해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국화과 꽃이다. 빈 땅에는 어김없이 개망초가 피어난다. 개망초는 이름과 관련된 의미있는 스토리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것이다. 개망초와 망초는 크기가 거의 비슷한데 꽃피는 시기가 조금 다르다. 개망초는 6~8월에 피고 망초는 보다 늦은 7월부터 피기 시작해 9월까지 볼 수 있다.
개망초는 꽃 모양이 마치 계란 프라이처럼 생겨 ‘계란꽃’이라고도 불리고, 일제 강점기때 일본에서 들여온 귀화식물이어서 ‘왜풀’이라고도 한다. 구한말 개화기때 망초가 개망초보다 먼저 들어왔는데, 전국에 빠르게 퍼지면서 생소한 꽃을 피웠다.
공교롭게도 이때부터 국운이 기울기 시작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꽃이라 생각했을 만도 하다. 그래서 ‘망국초’로 불리다고 망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개망초는 일본에서 전해졌다고 해 망초에 ‘개’자를 붙였으니 나라를 강탈한 일본에 대한 반감이 느껴진다.
금계국
요즘 길을 가다가 한번쯤 봤을법한 꽃이다. 꽃이 코스모스처럼 생겨 새로운 품종의 코스모스인줄 착각하기도 한다. 코스모스꽃에는 노란색이 없으니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꽃은 금계국이라고 보면 된다. 국화과 꽃으로 꽃 모양과 색이 멀리서 보면 관상용 조류인 금계(金鷄)의 황금색 머리깃과 같아 금계국(金鷄菊)이라 명명됐다고 한다.
6~8월 꽃을 피우는데 개화 기간이 길고 노란색 꽃이 눈에 잘 띄어 자치단체에서 공원이나 도로변에 코스모스처럼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바람에 살랑이는 꽃이 햇살을 받으면 더욱 눈부신 황금빛을 내 보는 이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데, 꽃말도 ‘상쾌한 기분’이다.
무궁화와 부용
무궁화는 나라꽃이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듯. 그런데 무궁화와 판박이인 꽃이 있으니 바로 ‘부용’이다. 둘다 아욱과 관목이어서 그런지 닮아도 너무 닮았다. 7~10월에 꽃을 피우는 등 개화기도 같아 덜 알려진 부용이 무궁화로 오해받기도 한다.
꽃 색깔은 무궁화가 흰색, 파란색 등 다양한데 비해 부용은 엷은 홍색이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꽃으로, 부용은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잎을 보지않고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무궁화 잎은 폭이 좁고 작은데다 잎 중간에서부터 톱니처럼 세 개로 갈라지는데, 부용 잎은 마치 작은 깻잎처럼 넓적하게 생겨 확연하게 구별된다.
꽃 크기와 나무 높이로도 구별이 된다. 무궁화꽃이 지름 7~8cm고, 부용은 이보다 다소 큰 10~13cm. 무궁화가 높이 3m까지 크는데 비해 부용은 1~3m로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