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5.27 최형섭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과학기술사)
이한승 '솔직한 식품'
최형섭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과학기술사
가히 음식의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텔레비전에서는 온종일 맛집과 건강식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고,
서점에는 음식 관련 서적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음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이들의 배경도 다양하다.
문화사학자와 국문학자부터 유명 셰프, '맛 칼럼니스트'까지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시각에서 만들어내고 있다.
"무엇을 먹는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You are what you eat)"는 말이 있듯이,
음식에 대한 탐구야말로 인문학의 본령이다. 음식의 전성시대는 곧 인문학의 전성시대이기도 하다.
이미 포화된 음식 담론 시장에 식품공학을 전공한 과학자가 뛰어들었다.
이한승은 책 '솔직한 식품'에서 과학이라는 칼로 한국 사회를 떠도는 여러 음식 담론을 해체한다.
건강기능식품, 발효식품, 다이어트 등을 둘러싼 오해와 괴담에 대해 과학자의 눈으로 차분하게 분석한다.
후반부에서는 식품에 대한 부정확하고 편향적, 선정적, 단편적 정보에 속지 않는 방법을 소개한다.
오랜 기간 식품을 연구하고 의견을 밝혀오며 쌓인 내공도 상당하지만,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과학 연구 결과를
일반인 시선에서 설명한다는 점이 가장 큰 미덕이다.
각종 음식 담론에 과잉 노출되어 있는 현재의 한국인들에게 일종의 해독제가 될 만하다.
'솔직한 식품'은 식품을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태도를 일깨워 준다.
과학이 우리에게 항상 명쾌한 답을 주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우리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1950년대 이래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분자 단위 실험실 연구에서부터 대규모 역학(疫學)
조사까지다양한 방법으로 탐구했다. 그 결과 우리는 콜레스테롤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 많은 지식을
축적했지만, 오늘 저녁에 내가 새우튀김을 먹는 것이 좋을지 나쁠지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과학자들의 명쾌한 대답을 기대하는 독자들은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은 올바른 대답으로 향하는 과정과 태도를 가르칠 따름이다.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되는 각종 문제들은 대개 이런 종류의 복잡한 문제들이다.
괴담과 부정확한 정보를 넘어서야 하는 것은 식품 분야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합리적 사회를 만들어 나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
책소개 잘못된 식품 정보에 지친 이들을 위한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 교양서 ‘불량’ 식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어떤 식품이 몸에 좋다느니 나쁘다느니 하는 출처도 불분명한 말을 매일 듣고 있다. 지난 20년간 방송, 신문, 블로그 등에서 사이비 과학과 뉴스에 난무하는 잘못된 식품정보를 바로 잡아온 저자 이한승은 이 책 『솔직한 식품』을 통해 잘못된 식품 정보를 스스로 가려낼 수 있도록 반드시 기억해야 할 원칙을 알려준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는 식품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6가지를 바로 잡는다. 2부에서는 그런 오해를 촉발시킨 원인 제공자들, 정보 수용자, 식품회사, 식품연구자 각각의 역할을 살핀다. 공업용 우지 파동, 통조림 프로말린 사건 등 한국사회에서 일었던 식품파동을 통해 허황된 홍보나 과장된 보도에 속지 않는 법도 알려준다. 이러한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저자는 반복해서 강조한다. ‘비위생적인 식품은 있어도 근본적으로 불안한 식품은 거의 없다. 나쁜 식품이 문제가 아니라 비위생적으로 만든 식품이 문제다.’ 때문에 음식은 즐거운 마음으로 골고루 적당히 먹으면 된다고 말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
저자소개 저자 이한승은 인류가 달 착륙에 성공한 해에 서울의 한 달동네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식품공학과에 입학하였으나, 석사과정 때는 식품생물공학과가 되더니 박사학위를 받을 때는 생명공학과로 바뀌어 본인도 무슨 과를 나왔는지 잘 모른다. 미생물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0년 가까이 일본 동경대학교, (주)제노포커스, 미국 조지아 대학교 등을 떠돌며 박사 후 과정으로 세계일주를 할 뻔했으나 2007년 여름 부산의 신라대학교 바이오산업학부 식품공학 전공에 임용되어 재직 중이다. 대학원생 시절부터 심해 열수구, 온천, 소금 같은 극한 환경에 사는 미생물에관심이 많아 신라대학교에 해양극한미생물연구소를 설립하고 소장으로 섬기고 있다. 유전자 분석(BLAST) 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인터넷 세계에 입문하여 정치, 사회, 과학 관련 온갖 부끄러운 잡글을 썼으나 지금은 옛 아이디가 밝혀지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다. 과학과 사회의 소통에 관심이 많아 부산MBC FM 아침 방송에서 과학 코너를 2년 담당하였고 『경향신문』에 과학 칼럼을 2년 동안 썼으나 다 잘리고 지금은 블로그와 트위터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어디서든 식품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딸들에 게 구박받는 것이 억울해서 식품 관련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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