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11.03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박사)
[장동선의 뇌가 즐거워지는 과학] 세상 물정의 물리학
수다와 호기심이 과학자를 춤추게 한다 통계물리학자 김범준이 쓴 '세상물정의 물리학'. ==================================================== 불로그내 관련글 : |
주말마다 '알뜰하게' 여행을 다니고 있다. 새로운 곳을 방문해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경험들을
잡다한 지식의 수다로 풀어나가는 TV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기에 이 여행이 참 재미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붙어있다.
아침부터 밤까지 카메라가 따라다니고 10시간도 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안에
이토록 많은 수다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에 나 자신도 놀랐다.
같이 사는 아내가 참 힘들 만 했다.
수다의 근원이 되는 힘은 무엇일까. 그 첫째는 궁금증이다.
어린아이들이 질문을 시작하게 되는 나이에 끝없는 수다쟁이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섯 살 먹은 내 아들 태오도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아빠, 왜?"다.
그러한 의미에서 과학자는 아이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 과학자는 궁금증을 가지면 그에 관련된 데이터를 먼저 찾는다.
데이터는 자세히 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학자의 입장에서 가장 흥분되는 순간은 그 데이터의 패턴 안에서
남들은 찾지 못했던 이야기를 하나 찾아냈을 때이다.
장동선 뇌과학자·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박사
수다의 두 번째 힘은 바로 새로 알게 된 지식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자 하는 욕구 안에 있다.
그런데 보통 과학자들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데 조금 서툴다.
왜냐하면 과학자의 이야기는 자신의 주어진 학문과 이론의 틀 안에서 논리와 수식을 기반으로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정말 재미있는 지식의 수다를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은 과학자가 한 명 있다.
바로 '세상물정의 물리학'(동아시아)을 쓴 통계물리학자 김범준이다.
그는 세상의 데이터 안에서 기발한 이야기를 찾아내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천부적 이야기꾼이다.
그의 책 '세상물정의 물리학'은 흥미로운 질문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허니버터칩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윷놀이를 할 때는 잡아야 할까 업어야 할까? A형과 O형은 정말 성격이 다를까? 이런 질문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는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으로 궁금증이 생겨 데이터를 찾아보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낸다.
궁금증이 고양이를 죽였어!(Curiosity killed the cat!)라는 표현은 영미권 국가에서 널리 쓰인다.
너무 궁금해하지 마!라는 얘기를 돌려서 하는 말인데, 사실 정말로 궁금해서 죽었다는 고양이를 본 적은 없다.
궁금증은 좋은 질문을 만들어내고, 좋은 질문은 좋은 얘깃거리를 만들어 내지 않는가?
그래서 수다는 지식이 함께할 때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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