兼聽則明 偏信則暗
(겸청즉명 편신즉암)
두루 들으면 밝아지고 한쪽만 믿으면 어두워진다.
‘자치통감(資治通鑑)’의 당태종(唐太宗) 조에 나오는 구절이다. 당태종 이세민(李世民)은 정변을 일으켜 태자였던 이건성(李建成)을 죽이고 왕위를 쟁취했던 사람이다. 위징은 이건성의 신하로서 일찌감치 이세민의 야심을 간파했기에 여러 차례 이세민을 조심하라고 간언을 했었다. 거사 성공 후에 이세민이 위징의 죄를 심문했을 때 위징은 태자가 자신의 말을 들었더라면 이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답했다. 이세민은 그의 기상을 높이 사서 사면하고 나중에는 그에게 중책을 맡겼다. 정관(貞觀) 2년에 태종은 위징에게 군주는 어떻게 하면 밝아지고 어떻게 하면 어두워지는가 하고 물었고, 이에 위징은 위와 같이 답했다.
사실 춘추전국시대의 ‘관자(管子)’와 한나라 왕부(王符)의 ‘잠부론(潛夫論)’에 이미 유사한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이 유명하게 된 것은 당 태종이 이를 잘 실천하여 훌륭한 정치를 펼쳤기 때문이다. 적의 신하로 있던 사람을 쓰는 것은 속 좁은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위징은 수시로 왕의 심기를 건드리는 직언을 하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태종은 처음에는 화를 냈지만, 나중에는 대부분 받아들였다.
사람들은 귀에 듣기 좋은 말은 쉽게 믿고 귀에 거슬리는 말은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견해에 갇혀 버리기 때문에 사물의 한 면밖에 보지 못한다.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려 하고 특히 나의 심기를 건드리는 불편한 말에 귀를 잘 기울이고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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