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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에 이런 사람들이/ 녹파잡기

바람아님 2017. 11. 25. 17:59


이순신 장군은 지휘소 근처에 첩실을 두지 않았다


(조선일보 2017.11.24 유석재 기자)


이 나라에 이런 사람들이이 나라에 이런 사람들이이 나라에 이런 사람들이
김동길 외 지음 | 기파랑 | 448쪽 | 1만7000원


이순신 장군은 지휘소 근처에 첩실(妾室)을 두는 것이 허용됐던 '장관급 장군'의 지위에 있었다.
그런데 그는 그런 것을 일절 두지 않았다. 만일 그랬더라면 남녀유별 시절에 부장들이 아무 때나
통제사를 찾아와 긴급한 보고를 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연전연승을 이룰 수 있었던 리더십이 바로 이런 것이었다고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말한다.

이순신과 세종대왕, 정약용, 이상재, 안중근, 이승만, 현봉학, 박경리….
이 책은 '한국인의 자존심을 지켜준 역사적 인물' 15명을 뽑아 쉽고 핵심을 찌르는 글로 그들의

업적을 짚는다. 필자는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봉두완 천주교한민족돕기회장,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등 원로와 전문가로, 현대사 인물인 경우 직접 겪었던 일화도 털어놓는다. 위기의 순간마다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으로 세상을 바로잡으려 한

이들이 있었기에 이 나라가 간신히 살아남았음을 깨우쳐 주는 책이다.


        


19세기 평양 기생 66명의 세밀한 풍속화


(조선일보 2017.11.24 양지호 기자)


녹파잡기녹파잡기
한재락 지음|신위 비평|안대회 옮김
휴머니스트|240쪽|1만5000원


"여자 가운데 맹상군(孟嘗君)이로군."
조선 문인 신위(1769~1845)는 평양 기생 '차앵'에게 이런 평을 남겼다.
검소한 생활을 하며 주변 사람부터 챙기는 모습이 전국시대 맹상군을 닮았다는 것.
'녹파잡기(綠波雜記)'는 19세기 평양 기생 66명을 취재한 책. 당시 기생의 삶과 예술,
평양 지역의 풍속에 대한 세밀한 기록이다.


이번에 책을 번역한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가 '녹파잡기'를 처음 학계에 알린 것이 2006년.
이듬해 연세대 이가원·허경진 교수가 한글 번역본을 냈지만 이는 한재락(1780이전~?)이 쓴 본문만 번역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안 교수는 10년에 걸쳐 책에 남겨진 비평을 판독할 수 있는 판본을 찾아냈다.
그리고 평을 쓴 사람이 신위임을 확인했다.
19세기 조선 선비가 기생을 '맹상군'에 빗대고 '영웅답다'고 평가했다는 사실도 덩달아 밝혀졌다.
이번 번역으로 한재락과 신위의 2인 3각이 되살아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