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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마 헤이엑 "와인스틴, 그는 괴물이었다"

바람아님 2017. 12. 15. 09:25


한겨레 2017.12.14. 13:56

 

영화 <프리다> 배우 셀마 헤이엑, 뒤늦게 폭로
위계 이용해 약속에 없는 성행위 장면 요구
"와인스틴, 날 죽일 수 있다고 협박"


영화 <프리다>에서 주인공 프리다 칼로를 연기하고 있는 셀마 헤이엑.

“그는 괴물이었다.”


멕시코 출신 할리우드 배우 셀마 헤이엑(51)이 영화 <프리다> 제작 당시 하비 와인스틴(65)에게 성추행당한 경험을 뒤늦게 폭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헤이엑은 13일 <뉴욕 타임스> 기고에서 “처음엔 내 목소리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제서야 성추행 피해 사실을 말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는 수년 동안 내게 괴물 같았다”고 털어놨다. 헤이엑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폭로한 것은 와인스틴의 성추행 폭로가 불거진 지 2개월여 만이다. 현재까지 와인스틴의 성추행 전력을 폭로한 여성은 애슐리 주드, 귀네스 팰트로, 앤젤리나 졸리, 레아 세이두 등 70명에 달한다고 <시엔엔>(CNN) 방송은 밝혔다.


헤이엑은 와인스틴이 세운 미라맥스에서 제작한 2003년 개봉 영화 <프리다>의 제작 과정에서부터 그에게 수차례 반복적으로 성희롱 당했다고 밝혔다. 함께 샤워를 하도록 강요하거나, 구강 성교, 마사지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헤이엑은 “와인스틴은 ‘아니오’란 거절의 말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라며 “달콤한 말을 하다가도 분노에 차 공격하는 방식으로 여성들을 설득했다. 내게 ‘난 널 죽일 수도 있어. 내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마’라며 협박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하비 와인스틴. 유튜브 갈무리

헤이엑은 “그의 눈에 나는 아티스트가 아니었고 사람도 아니었다. 나는 보잘것없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저 몸이었다”면서, 와인스틴이 기존 약속과 달리 의미 없는 전라의 노출신이나 다른 여성과의 정사 장면을 촬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명백히 위계를 이용한 성폭력이며, 와인스틴은 만약 거절한다면 영화 제작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헤이엑은 이런 내용을 협상조차 할 수 없었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런 장면을 촬영하면서 눈물을 멈추지 못하거나 호흡 곤란을 호소한 적도 있었다. 결국엔 진정제를 먹으면서 촬영을 이어갔다고 한다. 헤이엑은 “<프리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2개의 오스카상을 받았지만 나는 기쁘지 않았다. 그 후 내게 제대로 된 배역을 주지 않았고, 미라맥스와의 계약에 따라 조연 배역만 따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헤이엑은 “영화산업에서 평등이 이뤄질 때까지, 모든 국면에서 남성과 여성이 같은 가치를 가지게 될 때까지 우리 공동체(영화계)는 약탈자에게 매우 비옥한 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인스틴에 대한 영국과 미국 뉴욕 경찰의 합동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익명을 요청한 한 배우 지망생은 그를 성매매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