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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시베리아 한파가 몰아치면서 한반도가 꽁꽁 얼어붙었지만, 제주는 이제 봄을 이야기한다. 봄이 피어나는 2월의 제주를 구석구석 찾아가보자. 제주관광공사는 ‘겨울을 보내고, 제주는 먼저 봄을 틔운다’라는 테마를 주제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가장 먼저 봄을 만나는 제주에서 2월에 만나봐야 할 10가지를 추천한다”며 “2월 제주에서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따뜻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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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바닷바람 맞으며 마을 마실 ‘서홍동마을’
100년의 세월동안 진한 감귤 향기를 품고 있는 마을. 훈훈한 바닷바람과 맑은 물, 그리고 따뜻한 햇살이 만들어내는 서홍동 마을이다. 이 마을은 제주 최초의 온주밀감 탄생지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인 만큼 마을 곳곳에서 짙은 세월의 향기도 가득하다.
서홍동이라는 이름은 사방이 봉우리로 둘러져 있어 지형이 화로(爐)모양 같다고 하여 홍로(烘爐)라 했다. 고려말 충열왕 26년에 홍로현청관가가 개설되었고, 광해군 1년 동·서 양리로 분리되어 서홍로리, 조선말 고종 32년 서홍리로 기록되어 있으며, 최근(1967년)에 와서 서홍1리, 그리고 1981년 서귀읍이 시로 승격되면서 서홍동으로 명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문헌기록에 앞서 고려 예종년간(1105년 ∼ )에 술사 호종단(胡宗旦)에 의한 지장샘 설화가 전래되고 있어, 그 연대에 벌써 취락이 형성되어 있음을 짐작케 한다.
역사의 유적들로는 대궐터, 솔대왓, 향교 가름, 외왓(瓦田)등이 있고, 마을앞이 허하다 하여 흙으로 토성을 쌓은 위에 1910년 심은 소나무가 이제는 서귀포의 명물로 꼽히고 있으며, 국내최초의 감귤시원지, 분토전 등이 있어 선인들의 맥박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제주에서 보기 드문 대나무 숲길로 조성된 들렁모루 산책길을 따라 오르면 서귀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서홍팔경’ 으로 꼽히는 들렁모루 정상에서 바라보는 푸른 바다는 언덕을 오른 이들에게만 허락되는 특별한 선물이다. 지혜의 샘 지장샘, 마을을 지켜주는 흙담솔, 제주를 키워낸 온주밀감나무, 고인돌을 닮은 들렁모루를 포함해 서홍동 마을에는 8곳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 봄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서홍동 마을 구석구석을 탐닉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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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는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없지만, 차분함과 경건함이 짙게 깔린 유적지를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섯알오름은 제주 4.3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단숨에 정상에 도달하는 작은 오름이지만 가파도와 마라도, 산방산까지 조망할 수 있어 탐방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섯알오름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고 내려오며 희생자를 위한 추모비에서 짧은 묵념으로 그날의 아픔을 위로해보자.
집터였음을 알 수 있는 올레와 돌담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곤을동은 해안 산책로로 조성한 20분 정도의 짧은 코스로 둘러볼 수 있다. 70년전 그대로 시간을 잃어버린 무등이왓 또한 한적히 걸으며 옛 제주를 느낄 수 있다. 마을의 형세가 춤을 추는 어린아이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무등이왓 마을이지만 4.3 와중에 마을이 전부 전소되어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왕복 2시간 정도의 4.3길을 걸으며 무등이왓의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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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서두르는 유채꽃 ‘산방산, 섭지코지, 성산일출봉’
겨울의 끝자락, 유채의 노란 꽃 몽우리가 얼어있던 마음을 녹인다. 봄이 반가운 이유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의 으뜸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꽃들과의 만남이 아닐까. 산방산의 웅장함을 배경으로 피어난 노란 유채꽃밭은 인생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인기가 많다. 조금 특별한 유채꽃을 만나고 싶다면 섭지코지도 좋다. 섭지코지 하얀등대에서 내려다보는 해안절벽과 유채꽃밭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성산일출봉 근처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을 만날 수 있다.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도 좋지만, 주변에 위치한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와 함께 노란 유채꽃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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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천 바다가 만나는 아름다운 길 ‘강정천 멧부리 산책로’
삶이 신비로운 이유는 시작과 끝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강정천과 강정바다가 만나 ‘영원’을 이루는 멧부리는 그래서인지 더욱 아름답다. 제주의 화산이 만든 토양은 물을 가둬두지 못하고 지하로 내려 보낸다. 물을 머금지 못하고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제주의 일반적인 하천과 달리, 강정천은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른다. 기암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멧부리 산책로를 걷다보면 천천히 다가오는 봄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강정천 하천 바닥을 따라 걷는 하천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강정천의 맑은 물이 폭포를 이루며 강정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과 함께 범섬에 걸린 해는 연신 셔터를 누르게 한다. 하천 바닥을 따라 걸을 땐 돌에 미끄러질 수 있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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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축제로 미리 맞이하는 봄 ‘탐라국 입춘굿’
제주는 1만 8천의 신들이 살고 있는 신들의 고향이라 한다. 가장 외진 변방의 섬으로, 척박한 땅과 태풍과 큰 비가 내리는 날이 많은 제주에는 전지전능한 신이나 조상에게 의지하고자 비는 것이 생활의 방편이었다. 탐라국 입춘굿은 지상에 있는 신들의 역할과 임무가 바뀌는 ‘신구간’이 끝나고 하늘의 새로운 신들이 오는 ‘새 철 드는 날’인 입춘에 민과 관, 무속이 하나 되어 진행했던 축제다.
탐라국입춘굿은 1월 25일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2월 2 ~ 4일 3일간 본굿이 치러진다. 2월 2일(금)은 입춘맞이 거리굿을, 3일(토)은 열림굿, 입춘 당일인 2월 4일(일)은 본굿인 입춘굿이 진행된다. 누구나 함께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전통문화축제로 소원지 쓰기와 전통탈 만들기 등 다채로운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한, 축제기간 동안 관덕정 마당에서는 입춘천냥국수와 향토먹거리를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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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동백꽃의 버선발 마중 ‘따라비오름, 선흘 동백동산’
봄을 기다리는 볼 빨간 동백꽃의 모습이 수줍게 고백하는 볼 빨간 소녀의 얼굴처럼 귀엽기만 하다. 빨간 동백꽃은 수줍게 한 곳에서 군락을 이루며 기다리고 있다. 따라비오름을 오르기 전 누런 들판에서 발견하는 동백군락에서 인사를 나누면 오름을 오르는 내내 그 향긋함이 조용히 따라나선다. 람사르습지를 품은 선흘 동백동산에서 볼 수 있는 빨간 동백은 겨울의 마지막과 봄의 경계에서 우리를 설레게 한다. 우리는 조용히 눈으로 겨울의 빨간 동백꽃을 내 마음에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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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준비하는 바쁜 손길을 만나다 ‘서귀포 오일장, 제주시 오일장’
5일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 그리고 얇은 지갑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웃음, 오일장에서 바쁘게 설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봄처럼 훈훈하기만 하다. 한 손에는 따뜻한 옥수수를 쥐고 여행객이 아닌 제주 도민의 모습으로 오일장을 즐겨보자. 4일과 9일 열리는 서귀포 오일장과 2일과 7일 열리는 제주시 오일장에서 따뜻한 국밥으로 허기도 달래고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사람 사는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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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겨울 액티비티 ‘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기 위해 찾은 제주지만 끝나가는 겨울이 아쉽게만 느껴진다면, 겨울 스포츠를 즐겨보자. 올 겨울 제주에 개장한 유일한 아이스링크장인 신화테마파크 야외 아이스링크에서는 떠나가는 겨울을 잠시 붙잡을 수 있다. 제주의 밤을 밝히는 루미나리에의 화려한 조명과 함께 은반위의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동계 스포츠의 매력에 빠져 매일 밤 금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아이와 함께 즐거운 추억 만들기에도 제격이다.제주신화월드 아이스링크장은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3월 2일까지 아이스링크장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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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하는 또 다른 세상 ‘플레이 박스 VR, 브릭캠퍼스’
아직은 차가운 바람에 아이의 두 볼이 붉게 물들었을 때,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가상현실(VR) 체험존인 플레이박스 VR 에서 제주의 하늘을 날아보자. 성산일출봉, 외돌개 등 제주의 주요 관광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항공투어 ‘제주 하늘을 걷다’와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을 배경으로 즐기는 ‘제주윈드코스터’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무한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이 또 한 곳 있다. 도깨비도로 초입에 위치한 브릭캠퍼스는 브릭 예술가가 될 신입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브릭캠퍼스의 입학생들은 브릭 아티스트 40여 명이 제작한 250여 점의 작품을 만난다. 초대형 브릭 모자이크 캔버스를 가득 채우거나 80만개의 브릭으로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자. 캠퍼스 곳곳을 누비다보면 어느새 브릭 예술가로 캠퍼스를 졸업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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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따뜻하게 덥혀줄 제주의 전통주 ‘고소리술’
아직은 쌀쌀한 2월 제주의 전통주 한잔으로 몸을 따뜻하게 덥혀준다면 어느새 몸은 따뜻한 봄을 느낀다. 술을 만드는 그릇의 제주방언인 고소리에서 만든 고소리술은 오메기떡에서 만들어진 오메기술을 다시 증류하여 1년 이상 숙성시켜 만든 술이다. 제주 어머니의 척박한 삶을 술 한 잔으로 따뜻하게 다스리며 살았던 제주인의 삶이 녹아 있는 선물. 제주의 고소리술. 고즈넉한 제주의 밤, 친구와 연인과 함께하는 저녁 제주 고소리술 한 잔으로 여행의 피로를 다독여보자.
강경록 (r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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