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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The Column] 탄핵 1년, 자유한국당은 얼마나 달라졌나

바람아님 2018. 3. 6. 11:23

(조선일보 2018.03.06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1년간 야당 지지율 정체… '개혁' 목소리 全無
다양하고 유연한 대응 못하면 지지층 확대 難望
야당 바로 서야 권력 견제… 진지한 省察과 노력 필요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나온 지 곧 1년이 된다.

작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의 판단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를

인용했다. 그에 따라 조기 대선을 실시했다.

5월 9일 실시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는 41.1%를 득표해 대통령에 당선된 반면

보수 정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했고,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각각 24.0%, 6.1%를 얻었다.

두 보수 후보의 득표율을 합쳐도 30%밖에 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보수 정치의 몰락이 확인되었다.

이후 1년 사이에 야당이 된 보수 정당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취임 이후 줄곧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

대북(對北) 정책이나 경제정책을 둘러싼 논란에도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60% 중반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보수 야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13%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4%로 나타났다.

여론 흐름으로 본다면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고 조기 대선을 실시한 그 무렵과 오늘날 사이에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1년이 흘렀어도 많은 국민 눈에 자유한국당은 1년 전 서 있던 그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된 것은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박근혜 시기의 정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가 당내의

친박 세력을 비판하고 자기 주변 인사로 당직을 채웠어도 사실 자유한국당의 실질적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당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한 뼈아픈 자기반성과 비판, 그리고 변화를 향한 몸부림이 당내에서 나타나고

이를 둘러싼 격한 논쟁이 있어야 했지만, 지난 1년 동안 당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깊은 반성으로 입을 닫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홍 대표의 윽박지름 때문에 말할 수 없는 분위기인지 알 수 없지만,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탄핵 이후 1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그때 그 모습처럼 보이는 것은

이처럼 당 내부가 죽은 듯이 고요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보다 당 장악력이 더욱 강했고 심지어 권위주의적이었다고까지 할 수 있는 이회창·박근혜 당대표 시절에도

당내에서는 변화와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회창 총재 때는 미래연대로, 박근혜 대표 시절에는 새정치수요모임으로 젊고 개혁적인 당내 의원들이 결집하여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새로운 노선을 모색했다.

그래도 당시에는 이러한 당내의 꿈틀거림을 당 지도부가 용인했고 때때로 그 주장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이러한 모임을 주도했던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같은 의원은 그 후 정치적으로 성장해 갔다.

당이 생동감을 갖고 변화를 모색한다는 인상을 주면서 당세(黨勢) 확장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차기 리더군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당의 변화와 개혁을 향한 움직임이 극도로 위축되면서 자유한국당은 1년 전 그 지지층에 그대로 묶여 있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해 온 이들인 만큼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분명히 매우 고맙고 소중한 지지자들일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충성스러운 그들과 강하게 연대, 결속하는 일은 자유한국당이 10%대 지지율을 넘어서기 어렵게 만드는

중요한 제약이기도 하다. 그들의 견고한 정체성이 당의 외연 확대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눈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선거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또 사안별로 유연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지지층 확대는 좀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지지도를 유지해 온 것은 이전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공감과 소통 능력에서 뛰어난 덕분도

있겠지만, 역설적으로 여전히 1년 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대표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권력은 오만해지기 쉽다.

야당이 바로 서야 권력이 긴장하게 마련이고 그래야 국가가 올바르게 앞을 향해 나갈 수 있다.

정치적으로 결코 짧지 않은 1년 동안 보수 야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과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제 스스로를 진지하게 성찰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위기의 대한민국… '보수의 길'을 묻다]

 

[1]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 "국민보다 수준이 훨씬 낮은 사이비 保守 정치의 실패"

[2]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 "정치가 '私的 사업' 전락해 국가표류…이익보다 가치 따지는 新보수로 가야"

[3] 복거일·소설가 : "지도자 잘못 뽑은 보수, 성찰할 때… 보수가 지켜야할 가치 훼손은 안돼"

[4] 강원택 서울대 교수: "'국가가 끌면 시민은 따라야' 思考 버리고 비정규직 등 청년 고민도 껴안는 保守로"

[5] 소설가 이문열 :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

[6] 김호기 연세대 교수 : "市場보수·安保보수를 넘어서는 혁신 보여줘야 위기 탈출"

[7] 박지향 서울대 교수 : "따뜻하고 도덕적 보수로 거듭나 양극화·청년층 좌절 치유해야"

[8] 유종호·前 예술원 회장 : "굴욕감에 광장을 가득 채운 분노… 이젠 理性의 민주주의 작동할 때"

[9]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 "권위주의 아닌 민주적 보수로 내각제·완전국민경선 도입을"

[10·끝]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 : "조선시대 史官은 임금 감시한 'CCTV'… '권력의 맛' 경계한 선비정신 되새겨야"





[중앙시평] 


21세기 한반도의 지정학(2016.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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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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