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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우리의 의지에 반하여..me too 운동 페미니즘 고전 외

바람아님 2018. 3. 11. 11:03

(조선일보  2018.03.10)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수전 브라운밀러 지음/

박소영/ 오월의봄/

696쪽/ 3만4000원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남성, 여성, 그리고 강간의 역사'라는 부제답게 강간이 한낱 정욕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폭력의 범죄라는 점을 부각시킨 책.

저널리스트이자 여성운동가인 저자가 법·제도·인종·대중문화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의

강간 관련 자료를 수집, 연구, 비판해 1975년 출간한 책으로 미국 성폭력 관련 법 개정에도

영향을 미친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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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우리의 의지에 반하여..me too 운동 페미니즘 고전
 (아주경제 2018-03-09 정등용 기자)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는 남성연대가 강간이라는 정복 행위를 통해 어떻게 여성을 항구적인

두려움의 상태에 가둬뒀는지를 역사적으로 추적하는 수전 브라운밀러의 페미니즘 고전이다.

법, 제도, 경찰, 프로파일링, 전쟁, 혁명, 인종, 노예제, 대중문화, 정신분석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강간 관련 자료를 수집, 연구, 비판하는 책으로, 강간을 한 개인의 범죄 행위로

국한하기보다, 강간이라는 여성혐오적 범죄가 사회적으로 인식되고 처리되는 전 과정을

문제 삼음으로써 남성연대라는 거미줄이 얼마나 촘촘하게 쳐져 있는지를 폭로한다.


저자는 타고난 신체적 구조로 언제든 남성에게 강간당할 수 있다는 공포야말로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되게 만든 최초의 원인이라고 보면서, 강간이야말로 역사적으로 여성이

어떻게 의존적 존재가 됐고, 보호를 대가로 한 짝짓기에 의해 가축화됐는지를 설명해주는

중요한 열쇠라고 이야기한다. 여성을 남성이 소유하는 재산으로 취급함으로써 강간이라는

범죄를 일종의 절도죄로 여겼던 관행은 그야말로 강간을 강간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었던

여성들의 비극을 상기한다.


법이 발전하면서 이런 관행은 사라졌지만, 남성들이 그들만의 관점으로 강간 사건을 멋대로

휘두르고 때론 조작하기까지 하는 일은 새로운 형식으로 계속해서 발명돼왔다고 이야기하면서 결국 강간은 일부 남성들이 정욕을 통제하지 못해 저지르는 범죄가 아니라, 자신보다 신

체적으로 약하고 자기방어 수단을 갖고 있지 않은 여성들을 정확히 목표로 삼아 저지르는

권력 범죄라고 강조한다.

강간에 관한 수많은 논의 끝에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 하나, 반격이다.

남성적 가치관에 따라 주조된 말도 안 되는 억제책이나 조언을 거부하고, 직접 나서서 싸우는

여성이 되자는 것이다. 여성들이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은 강간 자체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인 수준에서는 싸우지 않고 남성의 말에 복종하는, 남성의 환상이 멋대로 만들어낸

그런 예쁜 수동성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싸우는 여성, 앞으로 싸울 여성들에게 맞서 싸우자는

의지를 깨워준다.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 글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 지음, 민음사, 1만2000원


"여자이기 전에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고 부르짖었던 근대 화가 나혜석(1896~1948)을

'페미라이터'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
1934년 8월 '삼천리'에 발표한 이혼 이후의 수기(手記) '이혼고백장' 등 그의 소설, 논설,

수필, 대담을 가려뽑아 엮고 근대 여성 지식인의 삶과 사상을 연구하고 있는 장영은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의 해석을 덧붙여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백년전쟁 1337~1453'


백년전쟁 1337~1453

데즈먼드 수어드 지음, 미지북스, 1만6000원.


프랑스 왕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전쟁의 서막을 연 영국 에드워드 3세,

몸은 허약했지만 뛰어난 지성과 통찰력으로 전쟁을 슬기롭게 헤쳐나간 프랑스의 샤를 5세,

명실공히 백년전쟁 최고의 스타 잔 다르크…. 유럽 중세사에서 가장 다채로운 빛을 발했던

인물들이 21세기에 되살아나 중세 유럽의 패권을 두고 벌어진 영국과 프랑스 간의

파란만장한 무용담을 박진감 있게 들려준다.


'팔공산, 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


팔공산, 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

홍종흠·조명래 지음, 강위원 사진, 민속원, 3만5000원.


김유신이 삼한일통의 검을 받는 신화가 탄생했고, 원효대사가 수행 득도를 했다고 전해지는

팔공산. 고려시대엔 몽골병란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민심을 모아 조성한

초조대장경을 이곳 부인사에 봉안하기도 했다.

우리 문화와 역사의 발원지이나 자녀 대학 합격 기원용 갓바위 부처 외엔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산의 진면목을 전한다.


'신들의 전쟁-세상을 뒤흔든 스포츠 라이벌'


신들의 전쟁-세상을 뒤흔든 스포츠 라이벌

김동훈 지음, 폭스코너, 1만7000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 서장훈과 현주엽,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테니스의 오른손 황제 로저 페더러와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

치열하게 맞서 싸우고 함께 빛난 60명의 선수들과 26개의 팀이 빚어낸 위대한 승부의

세계와 혈전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스포츠 라이벌 열전(列傳).

일간지 스포츠 담당 기자가 썼다.



'강박적 아름다움'


강박적 아름다움

핼 포스터 지음, 아트북스, 2만3000원.


오랫동안 창시자 앙드레 브르통의 바람대로 '사랑과 해방의 운동'으로 이해되어 온

초현실주의의 어두운 측면에 주목해 비판이론의 관점에서 초현실주의 연구의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한 역작.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이자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억압에 의해

낯설게 된 익숙한 현상이 회귀하는 현상을 프로이트가 개념화한 '언캐니(the uncanny)'에

초점을 맞춰 초현실주의를 다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