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김정은 위해 부부 특별 만찬…한국은 총리 오찬도 불발
회담에 왕후닝 상무위원 배석 파격, 왕치상 부주석도 만찬 참석
발표문 분량도 한국의 3배, 미국보다도 길어 돈독한 북·중관계 과시
시 주석이 김정은에게 제공한 첫 번째 환대는 식사의 회수와 질의 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방중 둘째 날 국빈 만찬에서 함께 식사하는 데 그쳤다. 만찬에는 영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篪) 정치국 위원이 참석했다. 중국에서 당과 국가 지도자로 부르는 정치국 위원 급 인사로는 4명이 참석했다. '넘버 2'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다음날 오찬은 성사되지 못했다. 정치국 위원인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당서기와 오찬까지 3박 4일 일정 동안 중국 측 인사와 식사는 단 두 차례에 그쳤다.
반면 김정은의 경우 베이징 도착 첫날인 26일 공식 환영의식, 정상회담에 이어진 환영 만찬을 시 주석과 함께 했다.
이튿날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 양위안자이(養源齋·양원재)에서는 양국 정상 내외(시진핑·펑리위안, 김정은·이설주 부부)를 위한 특별 만찬이 제공됐다.
시 주석은 “댜오위타이 국빈관은 북·중 전통 우의의 발전을 목격했다”며 “양당 양국의 지난 세대 지도자들의 친밀하고 간극 없는 관계는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늘 중국을 찾아오길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엔 중국 측에서 정치국 위원급으로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과 양제츠 정치국 위원이, 장관급은 왕이(王毅) 외교부장· 중산(鐘山) 상무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이 참석했다.
시진핑-김정은 회담에는 권력 서열 5위의 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이 배석했고, 정치국원급도 3명이 참석했다. 딩쉐상, 양제츠 외에 황쿤밍(黃坤明) 중앙선전부 부장이 앉았다. 중앙위원급은 최근 전인대에서 국무위원으로 승진한 왕이 외교부장, 쑹타오(宋濤) 중앙 대외연락부장이 배석했다.
국빈 만찬 배석자는 더욱 화려했다. 상무위원급으로 리커창 총리와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이 참석한 모습이 중국중앙방송(CC-TV) 화면에 포착됐다. 정치국원 급도 추가됐다. 궈성쿤(郭聲琨) 중앙정법위 서기,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두 명이 참석했다. 국가주석 영부인도 정치국원급 서열로 간주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날 만찬에는 정치국원급 이상만 10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국빈만찬에 전·현직 상무위원 12명이 전원 참석한 파격까지는 아니었지만 ‘혼밥’ 논란에 휩싸였던 문 대통령 국빈만찬에 비하면 천양지차의 배려였다.
문 대통령은 당시 리커창 총리와 장더장(張德江) 전인대 위원장, 퇴임 예정의 장가오리(張高麗) 부총리를 만나는 데 그쳤지만, 김정은은 1박 2일, 만 24시간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상무위원급으로 리커창, 왕후닝, 왕치산까지 만났다.
지난해 19차 당 대회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정상회담에 왕양(王洋) 상무위원이 배석한 선례가 있지만, 부총리 신분으로 배석했다.
지난 1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에는 양제츠 국무위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배석했다. 2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회견에도 양제츠, 왕이 부장 배석에 그쳤을 뿐 상무위원 배석은 없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에 대한 환대의 마지막 차이는 김정은 귀국 뒤 중국이 내놓은 발표문의 남다른 길이다.
중국이 관영 신화사를 통해 발표한 발표문은 3500여 자에 이른다. 문 대통령과 회담 결과 발표문은 1263자. 이번 북한 발표문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1월 중국·프랑스 정상회담의 경우는 1700여자, 미·중 정상회담 발표는 2200여 자였다.
발표문 길이로 외교의 비중 여부를 암시하는 중국 외교 관례를 고려하면 중국은 북한→미국→한국 순으로 중시한다는 대외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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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사진으로 본 김정은의 중국 방문기
중앙일보 2018.03.28. 15:52
시진핑과 인민대회당 만찬, 댜오위타이 오찬
중국 과학원에선 시찰하듯 뒷짐지고 관람
[SBS 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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