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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美서 또 대박..年 5조시장 '트룩시마' 허가

바람아님 2018. 11. 30. 07:17

매일경제 2018.11.29. 17:57


혈액암 치료제 FDA 판매승인
2016년 '램시마' 물꼬 튼 뒤
美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
유방암 '허쥬마'도 심사중
셀트리온 3총사 속속 美진출
세계 최초 항체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로 미국시장을 뚫은 셀트리온이 또 한 번 미국에서 일을 냈다. 지난해 4월부터 유럽시장을 휩쓸고 있는 항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미국시장 판매 허가를 획득해 연간 5조원대 시장 선점에 나선다.


29일 셀트리온은 혈액암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룩시마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오리지널약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과 효능과 안전성이 같은 복제약이다.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퍼스트무버(시장 개척자) 입지를 다지게 됐다.


이에 따라 트룩시마는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으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게 됐다. 리툭산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8조원 이상, 미국에서만 연 5조원가량 팔리고 있는 블록버스터 약이다. 전 세계 매출의 56%을 차지하는 거대 시장에서 셀트리온 트룩시마가 다음달 18일 특허가 만료되는 오리지널약 리툭산보다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토대로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트룩시마는 이미 유럽에서 오리지널약을 빠르게 대체하며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IQVIA)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퍼스트무버로 유럽시장에 발을 내디뎠던 트룩시마는 지난 2분기 기준 영국 64%, 프랑스 39%, 이탈리아 32% 등 주요 5개국에서 34%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유럽 22개국에서 판매 중인데 내년 상반기까지 유럽 전역으로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다.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이미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섰다. 이태영 KB증권 연구원은 "트룩시마는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유럽 18개국에서 약 32%에 달하는 점유율을 달성했다"며 "바이오시밀러시장은 초기 선점이 중요한 만큼 미국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선 시장 조기 진출을 통해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시장 선점 효과를 충분히 누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통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성분이 똑같아도 한번 처방하면 쉽게 다른 의약품으로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한 발이라도 먼저 출시하는 게 시장 장악에 유리하다


당장 경쟁할 만한 후발주자도 없어 유럽 성공 신화가 미국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 진단이다. 최근 경쟁사인 '산도스'가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서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나마 가까운 시일 내 바이오시밀러를 준비 중인 경쟁자로 '화이자'가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화이자가 지난 9월 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도 내년 3분기나 돼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 관측이다. 다른 제약사들은 아직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내년에도 출시가 어렵고 2020년은 돼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퍼스트무버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6년 12월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미국에 출시한 바 있다. 현재 램시마는 화이자를 통해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판매 중이다. 올 상반기 1억1800만달러, 3분기 7100만달러 매출을 올리며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부회장은 "올 연말까지 램시마의 미국시장 점유율 13~15%를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께 램시마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13% 정도로 예상한다"며 "내년엔 20%대로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램시마, 트룩시마 외에 미국 진출을 기다리고 있는 셀트리온 제품은 또 있다. 유방암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곧 미국 판매 허가를 획득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