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충기의 삽질일기
동네골목에 있는 작은 꽃가게에 꽃다발을 주문하며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주인 얼굴도 꽃처럼 화사했다. 꽃은 자연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내 밭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쉼 없이 꽃이 피고 진다. 치자 꽃망울 벌어지기 시작하면 장마가 바다를 건너온다. 능소화나 수국도 이즈음 핀다. 봄채소들은 철수준비를 하느라 초비상이다. 앞다퉈 꽃대를 올리며 벌, 나비를 부른다. 바통은 곧 열매채소에게 넘어간다. 초록 바다 위에 떠있는 오색의 점, 내 밭 주위에서 피고 지는 꽃들은 이렇다.
그림·사진·글=안충기 아트전문기자 newnew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