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브리치 세계사(예일대 특별판) 에른스트 H. 곰브리치 지음/박민수 옮김/비룡소 펴냄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는 미술학도의 필독서다. 그 곰브리치가 26살에 어린이를 위한 역사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쓴 책이 '곰브리치 세계사'다. 이번에 국내 번역돼 나온 이 책은 여기에 예일대의 '작은 세계의 역사: 일러스트 에디션'에 사용된 200여 일러스트, 유적 및 유물 사진, 회화 등 시각자료를 보탰다. 어른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보통 '세계사' 하면 무미건조한 사건의 나열일 것이라며 선입견을 갖는다. 세계사는 중·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한테 외면 받는다. 수많은 인물, 지명, 연도, 사건 등이 뒤범벅이 돼 욀 것이 너무 많은 골치 아픈 과목으로 통한다. 그러나 '곰브리치 세계사'는 다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의 구어체로 쓰여 읽는데 부담이 없다. 세계사를 잘 모르는 독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아닌 묘사하듯 역사를 들려준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읽는 이들은 금세 이야기에 빠져든다.
원시 인류의 등장부터 문자의 발생, 종교의 발전, 도시와 시민의 발달, 신대륙 발견, 산업혁명, 두 차례의 세계대전 등 역사적 의미가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수천년의 역사를 40개의 장으로 풀어냈다. 그 속에서 특정 사건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세계사의 흐름을 어떻게 바꾸어왔는지 친절하게 그러나 편견 없이 설명한다.
에른스트 H. 곰브리치는 190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빈의 지식과 사상적 세례를 받으며 자랐다. 빈대학에서 예술사와 고고학을 공부했다. 히틀러의 민족사회주의가 피크로 향할 때 유대인이었던 곰브리치는 런던으로 이주해 런던대에서 미술사를 강의했다. 옥스퍼드 하버드 케임브리지 등에서도 강의했다. 1972년 영국 기사작위를 받았고 비트겐슈타인상과 괴테상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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