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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한 입으로 두말 하는 분열자들, 말이 안 통하는 세상

바람아님 2020. 4. 17. 08:59
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한 입으로 두말 하는 분열자들, 말이 안 통하는 세상

한국일보 2020.04.16 04:30


<14> 구조적 망각
※시대의 독설가, 피아 구분 없는 저격수를 자처하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포스트 트루스’ 시대의 여러 현상들을 미디어 이론을 통해 조명해보는 글을 씁니다. 매주 목요일 ‘한국일보’에 연재합니다.

“1917년 혁명 직후만 해도 러시아에는 평생 ‘문자’라는 것을 접해 보지 못한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러시아의 심리학자 루리아가 그런 이들이 모여 사는 촌락을 찾아가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글을 모르는 이들의 의식이 글을 쓸 줄 아는 도시 사람들의 그것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다. 말이냐 글이냐. 이에 따라 의식 자체가 달라진다. 이 발견을 영문학자 월터 옹은 이렇게 요약했다. ‘매체는 의식을 재구조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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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의 트루스 오디세이]





 한 입으로 두 말을 할 때 정신은 분열된다. 되돌아온 구술문화는 부르주아 개인을 분열자(dividual)로 해체시킨다. 현재를 살기 위해 늘 구조적 망각을 수행하는 분열자들의 집단 속에서, 애써 사유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개인은 당연히 고독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요즘 말 통하는 사람을 찾기가 참 힘들어졌다.




진중권 미학자, 전 동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