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디자인·건축

[최준영의 도시순례]초라한 도시, 천박한 도시

바람아님 2020. 8. 1. 08:34

아시아경제  2020.07.31. 12:30

 

부산은 엉뚱한 도시다. 운전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차로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골목길이라고 생각하던 곳에서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시내버스를 만나게 된다. 주차장인 줄 알았는데 지붕이고, 막다른 골목일 줄 알았던 곳은 끝없이 계속 이어진다. 밤에 부산역에 처음 내리는 사람들은 초고층 빌딩의 불빛에 놀라고, 다음 날 아침 그 건물이 산 위에 솟아 있는 아파트라는 사실에 다시 놀란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 초고층 빌딩과 더불어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는 목조주택들이 같이 존재하며, 조선소와 철공소 그리고 해수욕장이 공존하는 곳이다. 한때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불리던 도시였지만 인구도 기업도 빠져나가는 처지가 되었고 '초라한 도시'라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초라한 도시'부산?
1960년대 공업화 급성장
인구·기업 몰렸다 빠져나가

 

여의도에서 한강 유람선을 타면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의 아파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강 양쪽을 포위하듯이 둘러싸고 있는 아파트들과 한강을 따라 경계선을 만들고 있는 왕복 8차로의 강북강변도로와 올림픽대로는 철조망처럼 느껴진다. 조금씩 강가에 나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콘크리트 제방으로 만들어진 강변의 풍경은 삭막하게 느껴진다. 압도적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우아하지도 않은 아파트들로 둘러싸인 한강의 모습은 분명 누군가에게는 '천박한 도시'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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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에게는 천박함과 초라함으로 느껴지는 그 무엇이 대한민국 도시가 가진 매력 포인트이고 강점이기도 하다. 천편일률적이고 창의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오던 K팝이 한순간 다양함과 넘치는 에너지로 세계인들을 열광시키듯이 천박하고 초라해 보이는 우리의 도시에 세계인들이 열광할 순간이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