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2. 26. 00:38
민주화, 포퓰리즘, 나 홀로 시대
세 국면의 역사 향방 어떻게 될까
정치의 위기를 극복할 미래 경쟁
남은 선거 기간에라도 선보여야
역사는 하나로 이뤄져 있지 않다. 사건과 국면과 구조가 어우러져 역사를 만든다. 예를 들어, 윤석열 정부의 등장은 사건의 역사이고, 산업화 시대는 국면의 역사이며, 자본주의 시대는 구조의 역사다. 이 가운데 역사의 표층은 사건사들로 채워진다....총선 역시 사건사다. 국면사의 코드로 사건사로서의 4·10총선을 어떻게 읽어낼 수 있을까.
첫째, ‘민주화 시대’라는 국면사. 민주화 시대란 인권을 위시한 민주주의 가치를 사회발전의 ‘마스터 프레임’으로 삼은 시대다....민주화 시대는 여기서 시대교체와 세대교체와 마주한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는 세대교체 프레임을 앞세우고 있다. 정치 이외의 영역에서 세대교체는 이미 진행돼 왔다....민주화 시대의 황혼 아래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 세대교체론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자못 궁금하다.
둘째, ‘포퓰리즘 시대’라는 국면사. 21세기 포퓰리즘은 20세기 포퓰리즘인 인기영합주의에 상대 세력의 혐오와 악마화라는 반다원주의가 더해진 패러다임이다.... 2년이 지난 현재, 반엘리트주의라는 포퓰리즘의 힘은 어느새 녹아 없어지고, 혐오와 악마화 그리고 정치의 감성화라는 포퓰리즘의 그늘만 선명하게 남아 있다.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는 포퓰리즘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또한 자못 궁금하다.
셋째, ‘나 홀로 시대’라는 국면사. 우리 사회가 나 홀로 사회라는 것은 21세기의 사회학적 초상이다. 2022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34.5%를 차지했고, 그 규모는 750만 가구를 넘어섰다.... 나 홀로 청년세대는 정치에 대체로 무관심하다....나 홀로 청년세대가 어느 정도 투표에 참여할지, 어느 정당에 표를 던질지, 남녀 간 어떤 투표 성향을 보일지는 이번 총선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과연 그 결과가 어떠할지 또한 자못 궁금하다.
이쯤에서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정치란 공동체의 최종 의사결정 영역이다. 정부와 의회가 그 결정을 떠맡고, 시민은 그 결정을 위임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시민들의 정치적 효능감이 점점 낮아져 왔다는 데 있다. 강성 지지층을 제외하면 정치란 직업정치가들이 품고 있는 욕망의 전쟁터일 따름이다....민주주의 위기와 리더십 위기라는 ‘이중 위기’의 다른 이름은 ‘정치의 위기’다.
https://v.daum.net/v/20240226003821297
[중앙시평] 4·10총선을 읽는 세 가지 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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