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2. 24. 03:10
李 대표, 민주당·사회 전체 윤리 ‘이재명 수준’으로 끌어내려
여당 ‘돌려막기 공천’ ‘아쉽다’와 ‘사과한다’ 誤用도 ‘이재명 존재’가 등받이 노릇
2001년 9·11 테러 때 2977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가운데 412명이 소방관과 응급 구조대원이었다....어느 나라에서건 갑작스러운 재난을 당하면 긴급 전화를 돌린다. 한국 119, 미국·캐나다 911, 오스트레일리아 000으로 나라마다 번호는 달라도 시민들은 이 전화벨 소리가 저쪽에 닿으면 누군가가 반드시 나를 구하러 달려오리라고 믿는다. 사회를 받쳐주는 이 신뢰의 그물이 촘촘할수록 안정된 사회다. 정치 특히 국회는 국민에게 119 전화와 같아야 한다.
4월 10일은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300자리를 놓고 온갖 종류 인간이 죽을 둥 살 둥 내달리고 있다. 어느 당 지지자가 됐건 현재 국회가 나라에 절박한 일·국민에게 절실한 일을 효율적으로 해왔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는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원 가운데 유권자가 뽑지 않은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총선 후에는 달라질까. 한국 정치를 현재와 같은 절망 상태로 몰아넣은 데는 헌법적·제도적 요인이 있다. 미국식 대통령 중심제는 권력을 효율적으로 모아 국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안(創案)된 제도가 아니다.... 이 결함 많은 제도가 잘 굴러간 것은 제도 허점(虛點)을 정치인 양식(良識)으로 메웠기 때문이다. 정치인 양식이 사라지자 미국의 세계 지도력과 국내 정치 안정·국가 통일성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4·10 선거를 통해 한국 정치에 양식(良識)과 양심(良心)을 보충할 수 있을까. 제도 결함이 여전히 방치돼 있고 국회의원을 뽑는 국민 안목(眼目)이 그대로인데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한국식 대통령제는 ‘대통령 마음대로’ ’다수당 멋대로’ 각자 권력을 행사해 국민을 좌절시키는 제도로 타락했다....4·10 총선을 통해 국회에 ‘최소한의 산소’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측정 기준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생사(生死) 여부다. 이 대표가 살면 당분간 희망이 없다.
이 대표는 수많은 동료들이 자신과 연루된 죄(罪)로 목숨을 끊었는데도 단 한 번도 ‘죄책감’을 표시한 적이 없다. 죄의식이 없다는 뜻이다....그의 ‘책임감 수준’ ’죄책감 여부’는 개인의 일로 끝나지 않는다....민주당 공천 과정과 결과가 그걸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사회의 전체 윤리 의식을 ‘이재명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이재명 잉크는 야당만이 아니라 여당도 물들여 버렸다....4·10 총선은 정치인 이재명에게 한국 최고 소방관으로서 책임감과 윤리 감각이 있는지를 묻는 선거다.
https://v.daum.net/v/20240224031015501
[강천석 칼럼] 총선, 이재명 대표에 罪意識과 윤리 감각 不在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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