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4. 11. 13. 00:55 수정 2024.11.13. 06:22
[K방산 신화를 만든 사람들] [12] 한화오션 ‘K잠수함 장인’ 정한구 현장 최고 감독자
1991년 대우조선공업(현 한화오션)의 정한구 기능사원은 이름도 생소한 독일 북부 도시 킬(Kiel)에 도착했다. 이 도시는 ‘2차 세계대전’의 전설로 불리던 잠수함 ‘U보트’를 건조한 하데베(HDW) 조선소가 있는 곳이다. 동료들과 도착해, 독일어라고는 벼락치기로 배워 인사말 몇 마디 할 줄 알던 그는 잠수함 공정 기술 훈련에 투입됐다. 1980년대 북한의 잠수함 전력에 위기를 느낀 정부가 독일의 잠수함 기술을 바닥부터 배우자며 보낸 이들이었다. 이 시기에 하데베 조선소에서 정씨처럼 잠수함 기술을 배운 한국 기술자가 150명에 이르렀다.
지난 11일 한화오션 서울 남대문사무소에서 만난 정한구(59) 기원(技員·생산직 최고 감독자 직급)은 “시속 200km로 달리는 아우토반보다 킬조선소에서 처음 본 복잡한 잠수함 구조가 몇 배는 더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창원기계공고 전기과 졸업 후 1983년 당시 선망받는 직장인 조선소에 취업했던 정 기원의 인생은 그 후 잠수함 케이블로 이어졌다.
독일 킬조선소에서 정 기원에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이었다.....하나라도 더 물어보기 위한 고육책 중 하나가 ‘도시락 하나 더 만들기’였다. 독일인 동료에게 질문하려 해도 일과 중에 좀처럼 틈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독일인 동료를 위한 샌드위치를 준비해 가서 ‘같이 먹자’고 한 뒤 그 시간을 이용해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배운 것이다.
독일, 프랑스 등 잠수함 선진국의 기술 역사는 1860년대 후반 시작됐다. 한국보다 100년 넘게 빨랐다. 한국은 1980년대가 돼서야 독일 잠수정을 모방해 국산 잠수정을 처음 개발했고, 1990년 초 독일 하데베조선소에서 1200t급 잠수함을 처음 수입했다.
내년 정년퇴직을 앞둔 정 기원은 잠수함 건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 현장 후배들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잠수함 특성상 엎드리고 누워 일하는 건 피할 수 없지만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일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조선 업계 최대 행사 ‘조선해양의 날’에서 우수조선해양인상도 받았다. 정 기원은 “현재 한국 잠수함의 기술력은 배관, 전장, 기장, 선체, 시운전 등 다양한 분야 조직에 저보다 뛰어난 실력자가 많기 때문”이리고 했다.
https://v.daum.net/v/20241113005554736
30년 전 기술자 150명 ‘U보트’ 독일 조선소로… K잠수함 역사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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