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藝術/사진칼럼

[사진이 있는 아침] 로맨틱과 에로틱의 경계에 서다

바람아님 2014. 5. 15. 10:27


어린 시절부터 남자가 꿈꿔 왔던 희고 매끄러운 살결의 여인이 그 앞에 나타났다. 남자가 여인에게 입을 맞추는 순간, 기적처럼 그의 작고 낡은 방이 하늘로 떠올랐다.

창문 너머 음습한 풍경은 사라지고 흰 구름과 푸른 하늘이 쏟아져 들어왔다. 체코의 거장 얀 샤우덱의 걸작 가운데 하나다.

샤우덱은 억눌린 공산사회에서 청춘을 보냈지만, 매혹적인 상상력으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왔다.

특히 작가는 어릴 적 살던 낡은 방을 배경으로 사람의 몸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표현해 왔다. 그의 작품들은 ‘로맨틱’과 ‘에로틱’의 경계에 서서 보는 이의 마음을 빼앗는다.

신경훈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