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24. 12. 23. 05:01
미국과 중국의 첨단기술 전쟁의 복판엔 반도체가 있다. 이들의 무역 전쟁에 따라 한국 반도체의 수출 실적은 물론, 생태계 전반이 좌우된다. 미국이 HBM 등 AI 반도체와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금지하면서도,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덤핑(저가 판매)’은 직접 제재하지 않으면서 한국은 중국 메모리와 직접 경쟁해야 할 처지다. 이에 대해 미국 씽크탱크에서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미국 정부와 사전에 중국의 저가 메모리 공세를 논의했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0일 그레고리 앨런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 와드와니 AI 센터장은 중앙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에 엄청나게 중요한 삼성·SK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을 파괴하려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 장비 업체들로부터 첨단 무기(장비)를 공급받도록, 한국은 놔둘 것이냐”라며 “한국은 (미국의) 수출 통제 체제에 가입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앨런 센터장은 그러면서 “내가 한국 정부라면, (제재에 미리 동참하면서) 중국의 저가 메모리를 협상 안건으로 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미국 기술이 포함된 한국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는데, 한국 정부가 중국산 메모리 덤핑 문제를 이와 연계해 협상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미국의 추가 제재로 한국은 경쟁국보다 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미국산 장비·기술을 쓴 타국 제품에도 적용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에 따라 한국산 HBM과 첨단 장비의 중국 수출길이 막혔는데, 일본과 네덜란드는 제재에서 제외됐다. 미국과 협약을 맺어 자체 대중(對中) 수출 제재를 미리 도입해서다.
https://v.daum.net/v/20241223050108021
"한국, 미?중 사이 오락가락…트럼프와 반도체 논의를" [수출엔진이 식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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