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事論壇/時流談論

[김창균 칼럼] 직무정지된 대통령 꼭 끌어내서 수사해야 하나

바람아님 2025. 1. 9. 00:34

조선일보  2025. 1. 9. 00:10

대통령 수사 받는 게 순리지만 수사권 및 영장 문제점도 사실
수사 거부는 혐의 인정하는 격… 시간 지나면 응할 수밖에 없어
국제사회는 이 사태 어떻게 볼지… 한숨 돌리며 기다릴 여유 없나

윤석열 대통령을 감쌀 생각은 깃털만큼도 없다. 해를 넘겨가며 이어지고 있는 국가적 혼란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생각은 다를지 모르지만 군(軍)을 동원해 국정을 정상화하려 했다는 대통령의 발상은 기본적으로 시대착오였다. 이 시대 대한민국 국민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였다. 또 헌법재판소와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우리 헌법 및 법률이 정해 놓은 원칙과 어긋났다고 보인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출범으로 한숨 돌렸다고 믿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차분하게 기다리는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곳으로 튄 작은 불씨가 심상치 않은 불길로 번져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하겠다는 공수처·경찰 연합과 이를 막아내겠다는 대통령 경호처의 대치가 물리적 충돌을 낳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차 집행이 무산된 후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공수처장을 다그친 대목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경호처 직원들이 총을 가지고 덤빈다? 불상사 위험이 있다? 가슴을 열고 쏘라고 해라. 그런 결기를 가져야 한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경찰에 끌려 나오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쌓여온 분풀이를 하겠다는 결의로 충만했다. 

현직 대통령이 형사 소추되는 것은 현실에서 벌어지기 힘든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이 인용돼 파면된 후부터 수사를 받았다.....헌재가 대통령을 파면하면 더 이상 경호처 뒤로 숨을 수도 없다. 만약 탄핵이 기각되면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가 벗겨진 것이니만큼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당장 멈춰야 한다. 나라의 체면도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이 수사를 안 받겠다고 경호처를 앞세워 숨고, 그런 대통령을 끌어내고야 말겠다고 공권력이 진입하는 모습은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탄핵소추안 통과로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은 ‘우리 속에 갇힌 맹수’ 신세다. 국민 삶에 영향을 미칠 아무 힘이 없다. 그런 대통령을 꼭 물리적 힘으로 끌어내 수사받게 해야 하나. 그래야 민주당 사람들과 그 지지층의 속이 시원하겠나.


https://v.daum.net/v/20250109001017386
[김창균 칼럼] 직무정지된 대통령 꼭 끌어내서 수사해야 하나

 

[김창균 칼럼] 직무정지된 대통령 꼭 끌어내서 수사해야 하나

윤석열 대통령을 감쌀 생각은 깃털만큼도 없다. 해를 넘겨가며 이어지고 있는 국가적 혼란의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 적극 지지층의 생각은 다를지 모르지만 군(軍)을 동원해 국정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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