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25. 1. 29. 15:20
1972년 6월 베트남 공군 전투기가 ‘베트콩’ 오인 폭격한 사진
사진 찍은 사이공 지국의 AP 기자는 이후 퓰리처 상과 명예 얻어
1월 25일 美선댄스 영화제서 ‘다른 프리랜서가 찍었다” 다큐 첫 공개
英 인디펜던트, “20세기 가장 중요한 사진” 선정
1972년 6월 8일 베트남 남부의 짱방 마을에, 베트남 공군기들이 네이팜(Napalm)탄을 투하했다. 베트콩들이 이 곳에 숨어 있다고 잘못 알고 폭격했다. 마을에서 불에 탄 옷을 벗고 화상을 입은 나체의 여자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울면서 뛰쳐나왔다. 뒤에는 베트남 군인들이 따랐다.
다음날 이 사진은 전세계 신문과 방송을 도배했고, 말 그대로 수억 명이 봤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조작된 사진 아니냐”고 흥분했지만, 결국 이 사진은 반전(反戰)의 아이콘이 됐고 다음 해 1월 미국이 파리에서 공산주의 정권인 북베트남과 평화협정을 맺고 베트남 전쟁에서 발을 빼는 기폭제가 됐다.
이 사진은 AP 통신사의 당시 사이공(현 호찌민 시) 지국에 속한 스물한 살의 베트남인 기자 닉 웃이 찍은 것이었다. ‘전쟁의 공포(The Terror of War)’ ‘네이팜 걸(Napalm Girl)’로 불리는 이 사진으로, 닉 웃은 퓰리처상을 받았고 보도 사진계의 전설이 됐다. 사진 속 나체의 아홉 살 ‘네이팜 걸’인 판 티 킴 푹은 이후 캐나다에서 소설가가 됐고, 유네스코의 굿윌(Goodwill) 대사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이후 함께 전세계를 돌며 평화의 메신저로 활약했고, AP 사진기자 웃은 이 사진을 프란체스코 교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헌정했다.
그런데, 1월 23일부터 2월 2일까지 열리는 미국 유타 주의 선댄스 영화제에선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는 다큐멘터리 필름이 처음 개봉됐다.
AP 기자 닉 웃이 아니라, 미국 NBC 방송과 AP 통신에 필름을 제공하고 건당 수수료를 받던 베트남인 프리랜서 사진기자 응우옌 타인 응에(86)가 찍었다는 것이다. 영화 제목도 이런 프리랜서 기자를 뜻하는 ‘스트링어(Stringer)’다.
‘스트링어’ 영화 제작자는 워싱턴 포스트에 “AP나 다른 기관들이 뭐라 말하든, 우리는 그[응우옌]의 스토리를 전세계와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 그 역시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50129152046586
베트남 종전 기폭제 ‘네이팜 걸’ 사진, 진짜 누가 찍었나
'文學,藝術 > 사진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옆에서 나란히, 갈기 움켜진 소녀.. 말과 교감 나눈 '동행'이 전한 감동 (2) | 2024.12.20 |
---|---|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겨울 소나무, 희망의 푸른빛 (2) | 2024.12.09 |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마지막 잎새의 희망, 그리고 시작 (0) | 2024.11.25 |
[화보]경주박물관 '안압지와 추억, 내 기억 속 월지' 수상작 (0) | 2024.10.15 |
[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가을 속 여름'을 떠나보내며 (0) | 2024.10.07 |